[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국민 감독' 김인식 KBO 총재 특보는 숱한 국제 대회에서 굵직한 성과를 만들어 낸 명장이다.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 "위대한 도전에 나서 보겠다" 등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 야구의 국제 야구 도전사에서 김인식 감독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팀에 대한 그의 의견이 궁금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최근 스포티비 '스포츠 타임'에 출연해 아시안게임 국가 대표 팀과 세대교체, 그리고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선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스포티비뉴스는 2회에 걸쳐 김 감독의 이야기를 전해 보고자 한다. 다 함께 김 감독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보자.
김 감독은 먼저 근황을 묻는 질문에 "여전히 야구를 많이 보고 있다. 오전에는 메이저리그를 주로 보고 저녁엔 KBO 리그 경기를 챙겨 본다"고 말했다.
첫 질문은 역시 대표 팀 선발 논란이었다. 김 감독은 "대표 팀은 꼭 마지막에 2명, 많을 때는 3명 정도 말이 많다.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감독이 꼭 써야 하는 선수는 왜 뽑았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점이다. 감독이 나와서 설명을 해 줬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도 지금 삼성 코치인 김재걸의 선정을 놓고 말아 나왔었다. 공격적인 지표가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재걸 코치는 핀치에 수비와 주루 플레이를 해 줄 선수로 내가 꼭 필요했다. 그렇게 설명을 했고 실제 기용도 그렇게 이뤄졌다. 성적이 좋게 나오면서 그 문제에 대한 팬들의 이해도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엔 기술위원회가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이전에는 기술위원회가 좋은 선수들을 추리고 그 중에서 감독이 선택을 하는 구조가 이뤄져 있었다. 하지만 기술위원회는 현재 해체돼 있다. 때문에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생각만으로 대표 팀이 구성됐다. 좀 더 넓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 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모아졌다면 논란도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논란을 뒤로하고 대표 팀은 어쨌든 출범하게 됐다. 대표 팀이 어떤 내용을 조심하고 준비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첫 대표 팀 감독이었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물었다.
김 감독은 "당시 박명환이 선발로 잘해 줬고 마지막엔 송진우가 경기를 끝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투구수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 당시에도 송진우를 바꾸느냐 밀고 나가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어찌 됐건 송진우를 밀고 나간 것이 극적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대만과 일본의 전력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대만은 항상 좋은 투수 한두 명이 포함돼 있어서 늘 까다로운 상대였다. 그래서 한국 타선을 꽁꽁 묶고는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그런 투수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마이너리그에서 야수로 뛰던 선수들이 대만으로 돌아와 많이 뛰는데 그 선수 중 몇 명이 장타력을 갖고 있다. 그 장타를 조심해야 한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라고는 해도 그 중 까다로운 투수 몇몇이 한국과 경기에 나서지 않을까 싶다. 그 것을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그래도 한국이 가장 강한 팀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망했다.
선동열 감독이 부상 선수에 대한 교체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물었다.
김 감독은 "현재 뛰는 선수 중 제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뽑으면 된다. 빨리 결정이 나서 함께 훈련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현 상태에서 제일 좋은 선수를 뽑으면 문제가 없다. 왼쪽 오른쪽을 꼭 고집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좌타자지만 좌투수에 강하고 좌투수인데 좌타자에게 약한 경우가 있다. 때문에 가장 잘하는 선수를 뽑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완쾌가 됐지만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몸 상태가 불편한 상황에서도 사령탑을 맡은 바 있다. 그때마다 그가 강조했던 것이 애국심과 상식이다. 태극 마크의 무거움을 잊지 말고 상식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행동과 팀워크가 김 감독의 핵심 테마였다.
김 감독은 "대표 팀을 하다 보면 늘 그랬다. 국제 대회에 나가면 애국가가 나오면 뭔가가 울컥하고 달랐다. 선수들도 역시 태극 마크를 달고 나가다 보면 그런 마음의 울컥한 게 생기게 되고 국가에 대한 자기 나름의 국가관이 생기게 된다. 태극 마크를 단다는 것은 국가를 대표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상식 선에서 행하자는 말만 했다. 선수들이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알아서 하나로 뭉쳐 줬다"고 말했다.
대표 팀에도 어김없이 불어온 세대교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 감독은 "세대교체는 나름대로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참 몇몇 중간급 몇 명 그리고 신인급 몇몇 등으로 구성되는 것이 가장 낫다고 본다. 밑에 선수들이 위에 선배들 하는 것도 보고 선참들이 이끌어 주고 뒷받침을 해 주는 모양새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이번 대표 팀은 층층이 잘 구성이 된 것 아닌가 싶다. 기대는 해 보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근 KBO 리그를 몰아치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에 대해선 분명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김 감독은 "팀마다 다르겠지만 세대교체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 난 개인적으로 리빌딩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어느날 갑자기 선참급들을 싹 빼고 신인급들만 기용한다고 보자. 그렇게 잘 돌아가는 팀이 어디 있는가. 난 그건 아니라고 본다. 선배들 하는 걸 제대로 보고 중간에 있는 선수들이 그걸 보고 밑에 선수들을 끌어 주고 밑에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양새가 가장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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