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성격이 원래 그렇다. 강단 있다."
이영하(21, 두산 베어스)의 두둑한 배짱은 마운드를 내려와도 그대로였다. 그가 빠르게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승부조작 사건이 야구계를 흔들었을지도 모른다.
이영하가 낯선 사람의 전화를 받은 지난 4월 30일은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었다. 낯선 이는 A브로커였고, 승부조작을 제의했다. 이영하는 "다시 전화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하고 통화를 끝냈다. A브로커의 번호도 즉시 차단했다.
월요일은 보통 선수단과 함께 구단 관계자들도 거의 쉬는 날이다.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는 일단 본인 선에서 넘겼다.
두 번째 전화를 받았을 때는 달랐다. 지난달 2일 저녁 다른 번호로 또 다시 전화가 왔다. 4월 30일에 통화한 A브로커였다. 이틀 만에 똑같은 전화가 걸려오자 이영하는 더 단호하게 행동했다. 이번에는 "신고하겠다"고 강하게 말하고 다시 번호를 차단했다. 그리고 즉시 구단에 사실을 알렸다.
두산은 사태 파악에 나섰다. A브로커는 이영하의 모교가 아닌 B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어난 불법 도박, 승부조작 사건은 조직폭력배를 끼고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16년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된 전 NC 투수 이태양, 전 넥센 외야수 문우람의 경우가 그랬다. 그러나 A브로커는 조직에 가담해 움직이는 케이스가 아니었다. 속된 말로 '피라미'였다.
선수에게 해를 끼칠 위험은 적었지만, 두산은 A브로커가 타구단 선수와 접촉할 수 있다고 판단해 KBO에 알렸다. 이영하와 두산은 KBO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KBO 조사위원회는 기초 조사를 마치고 지난달 18일 관할 경찰서에 관련 자료를 제출해 수사 의뢰를 한 상태다.
7일 오전 관련 사실이 공개됐을 때 KBO는 선수 실명 공개를 피했다. 혹여나 승부조작 가담 선수로 오해를 사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두산 역시 이영하가 원치 않으면 실명을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이영하는 구단에 본인이 관련 선수라고 공개해도 괜찮다고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이)영하가 본인이 떳떳한데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러더라. 그래서 선수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사천리로 수사까지 진행된 것과 관련해 구단 관계자는 "영하 성격이 그렇다. A브로커가 전화했을 때도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냐'고 바로 험한 말부터 했다고 하더라. 빠르게 대처해줬기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귀띔하며 웃었다.
두산은 이영하 사례를 교훈 삼아 앞으로도 구단 선수들이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바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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