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포 뗀 삼사자 군단이 우승 후보들과 대등히 맞섰다.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면면은 덜 화려하지만 더욱 끈끈해졌다. 11월 A매치 주간,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고도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잉글랜드는 15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이다. 여러 포지션에서 쏟아진 부상 속에서도 잉글랜드는 지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보다 더 나은 경기 내용을 가졌다. 그 상대가 '우승 후보' 독일과 브라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다. 숙제 하나를 남기긴 했지만 소득이 참 많았던 잉글랜드의 독일, 브라질과 평가전이었다.

◆ 소득 셋 : 성공한 스리백, 신예들의 대발견…자존심 회복 나선 '축구 종가' 자신감 UP

잉글랜드는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부터 '스리백 카드'를 만지작 거렸다. 줄곧 포백을 사용하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스리백은 이번 11월 A매치 주간으로 합격점을 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존 스톤스가 센터백 중심을 잡아줬고, 그 앞에선 에릭 다이어와 제이크 리버모어가 굳은 일을 도맡으며 공격 차단에 힘을 보탰다.

정예 멤버로 나선 브라질을 상대해서도 견고했다. 수비 밸런스는 후반 중후반 체력이 떨어질 때를 제외하고는 흔들리지 않았다. 스리백을 비롯해 8명이 수비에서 버텨줬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전환 자체도 보다 빨랐다. 브라질이 90분 내내 이렇다할 해법을 찾이 못할 정도였다.

잉글랜드의 또 다른 소득은 신예들이 대거 출격해 제 몫을 다들 해줬다는 점이다. 해리 케인, 델레 알리, 조던 헨더슨, 해리 윙크스 등 속출한 부상 속에서도 삼사자 군단이 강호들과 맞설 수 있었던 건 '새 얼굴' 덕이 컸다. 이번 주간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선수만 다섯 손가락을 넘는다. 독일과 경기에선 아브라함 로프터스-치크 픽포드 고메즈 코크가 첫 선을 보였고, 브라질전에서는 솔랑케가 A매치 첫 경기를 뛰었다.

유럽 조별 예선 전승을 거둔 독일, 남미 조별 예선 1위를 차지한 브라질. '우승 후보'를 상대해 실점하지 않으면서 잉글랜드는 자신감을 더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 좌절이라는 충격 이후 자존심 회복이 절실한 축구 종가에 희망이 싹트고 있다.

▲ 분전한 래시포드(왼쪽). 득점은 없었다.

◆ 남은 숙제 하나 : 2경기 0실점 0득점…이기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남겨진 숙제 하나는 화력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사우스게이트 감독. 수비에 포커스를 맞춰 꽤 성과를 얻었지만 득점이 없었다는 건 잉글랜드에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부상으로 전력이 약해진데다 상대가 정예 멤버로 나서면서 잉글랜드는 브라질전 수비에 치중했다. 공격에 가담하는 건 래시포드 바디 두톱 라인, 로프터스-치크 이후 투입된 린가드 뿐이었다. 직선적이고 간결한 힘은 있었다. 하지만 냉정히보면 득점과 가까운 장면이 없었다.

무실점하면 적어도 지진 않는다. 하지만 이기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큰 무대에서 연장 승부, 또는 승부차기 승부는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은 잉글랜드에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해리 케인부터 델레 알리, 라힘 스털링, 애덤 랄라나까지. 부상에서 돌아올 선수들이 숙제를 푸는 데 힘을 보태야 2018년 러시아에서 대권을 꿈 꿀 수 있는 잉글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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