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고메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11경기 17실점. 최소 실점 14위. 리버풀 수비진이 시즌 초반 받아든 성적표다. '수비가 강한 팀이 대회를 우승한다'는 축구계 격언에 따르자면 리버풀은 이번 시즌도 무관으로 끝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에도 중앙 수비가 약점이었지만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도 마땅한 보강이 없었다.

데얀 로브렌, 조엘 마팁, 라그나르 클라반이 중앙을 지키지만 확실히 '믿을' 선수가 부족하다. 이번 시즌 리그 8경기에 출전한 주축 수비수 로브렌이 지난달 23일 벌어진 토트넘전에서 실수를 연발하면서 1-4로 완패한 기억도 있다. 리버풀은 A매치 기간을 지난 뒤 19일부터 다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사우샘프턴과 경기로 일정을 재개한다.

고민이 끊이지 않는 리버풀 중앙 수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이들이 있다. 토트넘, 아스톤빌라 등을 이끈 인물이자 스카이스포츠 '더 디베이트(The debate)'의 패널로 활동하는 팀 셔우드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셔우드는 '더 디베이트'에 출연해 "내게 현재 리버풀 최고의 중앙 수비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조 고메스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근거는 바로 잉글랜드의 11월 A매치 2연전이다. 고메스는 독일전에선 전반 25분 필 존스를 대신해 교체로, 브라질과 치른 친선 경기에선 선발로 출전했다. 잉글랜드는 주전들의 대거 이탈 속에도 2경기 모두 0-0 무승부를 거두면서 수비 조직력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 고메스도 뛰어난 활약을 했다.

▲ 베르너를 막아서는 고메스(오른쪽)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크레이그 벨라미 역시 '더 디베이트'에 출연해 셔우드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그는 "고메스는 대표팀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리버풀 팬들은 중앙 수비로 알맞은 선수를 찾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구체적인 장점도 설명했다. 벨라미는 "영리하고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편안해 보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점은 그가 공격수를 압박하는 방식"이라면서 "환상적인 선수인 네이마르를 상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메스는 앞에 있는 선수들과 거리를 잘 유지했고, 빠른 발도 보여줬다. 어린 선수로선 드물게 수비하길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메스는 이번 시즌 8경기에 풀타임하면서 꾸준한 기회를 얻고 있다. 하지만 고메스가 주로 뛴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가 아닌 오른쪽 수비수다. 키가 188cm로 장신이지만 빠른 발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한 변화. 잉글랜드 대표팀이 스리백을 구사하긴 했지만, 고메스는 능숙하게 중앙 수비수로서 활약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과감하게 고메스를 중앙 수비수로 쓸 수 있었던 것은 경험 덕분이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 취임 전까지 U-21 대표팀을 이끌었다. 고메스 역시 2015년 9월부터 사우스게이트 감독 아래서 6경기를 활약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줬다.

셔우드는 "일반적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뛰려면 클럽에서 뛰어야 한다. 하지만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클럽 감독들보다 선수들을 더 잘 알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는 21세 이하(U-21) 대표팀에서 일하면서 충분히 선수들을 잘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리버풀은 승점 19점으로 5위를 달리고 있지만, 21골을 터뜨리면서 공격력은 충분하다. 수비력만 보강한다면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이제 고메스의 활용은 위르겐 클롭 감독의 손으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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