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최초의 영예,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은 벅찬 감격과 겸손한 감사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25일 오후 7시(현지시간, 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이자, 올해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영화의 경사다.
봉준호 감독이 뜨거운 찬사 속에 올해 칸에서 선보인 '기생충'의 수상은 사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폐막식에 참석할 때부터 결정된 것이다 다름없었다. 그러나 다른 감독들이 하나 둘 호명되고 마지막 황금종려상 수상자 호명을 남겨두고선 봉준호 감독의 얼굴에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중계 카메라 또한 그의 수상을 예감한 듯 호명 직전 봉준호 감독의 얼굴을 비췄다.
심사위원장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호명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역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놀란 듯 일어나 곁에 있던 송강호와 포옹했고,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 등과도 기쁨을 나눴다.
봉준호 감독은 프랑스어로 '메르시'(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며 무대에 올랐다. 그는 "불어 연설을 준비 못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저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르주 클루조와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저에게 영화적 모험이었습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건 저와 함께해 준 수많은 아티스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홍경표 촬영감독을 비롯한 스태프의 이름을 호명했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와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게도 감사를 전했다.봉준호 감독은 이어 "이 자리에 함께해 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인 송강호 배우의 코멘트를 이 자리에서 꼭 듣고 싶습니다"라면서 수상자의 자리에 송강호를 불러세웠다.
송강호는 감격에 겨운 듯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그리고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분들께 이 모든 영광을 바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시 무대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이같은 인사로 자신의 황금종려상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저는 12살의 나이로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도 어리숙한 영화광이었습니다.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메르시, 메르시 보꾸(Merci, Merci Beaucoup)."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co.kr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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