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투구를 펼치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kt 쿠에바스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과정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다. 27일 수원의 두 선발투수도 그랬다. 야구가 이래서 묘하다.

윌리엄 쿠에바스(kt)와 김광현(SK)은 2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양팀의 시즌 4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이미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었던 두 선수는 각자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쿠에바스는 팀의 3연패를 끊어야 하는 의무가 있었고, 김광현은 kt전 약세를 떨쳐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이날 쿠에바스는 7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8탈삼진을 기록했다. 4사구는 하나도 없었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88구를 투구하며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을 기록했다. 탈삼진을 제외하면 나머지 기록은 쿠에바스가 우위였다. 그런데 두 선수 이름 앞에 올라간 결과는 달랐다. 김광현은 시즌 4번째 승리를 기록했고, 쿠에바스는 시즌 3번째 패전을 안았다. 

쿠에바스는 누가 뭐래도 이날 좋은 투구를 했다. 패스트볼의 제구는 아주 좋았고,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으며 SK 타선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4회까지는 제대로 맞은 타구 하나 없이 퍼펙트 행진이었다. 

반대로 김광현은 3회까지 매번 출루를 허용했다. 그것도 많이 했다. 1회는 2명, 2회는 3명, 3회도 2명의 주자를 쌓았다. 첫 삼자범퇴 이닝은 4회에야 나왔다. 분명 경기 초반 고전한 쪽은 김광현이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무너지지 않았다. 피안타는 많았지만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언제든지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kt 타자들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노리고 있을 때, 최근 쏠쏠하게 재미를 보고 있는 커브가 kt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었다. 그렇게 kt는 3회까지 잔루만 7개를 기록하며 득점하지 못했다.

반면 SK는 5회 홈런 두 방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1사 후 정의윤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며 쿠에바스의 퍼펙트 행진을 깼다. 이어 2사 후에는 로맥이 쿠에바스의 체인지업이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좌월 장외홈런포를 터뜨렸다. kt는 7명의 주자가 나가고도 해내지 못한 득점을 주자 없이 큰 것으로 해결했다.

SK 타선은 5회 홈런 두 개를 터뜨린 것을 제외하고 다시 9회까지 침묵했다. 하지만 kt는 6회 1점을 만회한 것을 제외하면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 내용은 kt가 좋았을지 모르겠지만, 결과는 SK가 가져갔다. 두 팀의 현시점 순위표 차이를 만드는 보이지 않은 힘일지도 모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