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 콜업 이후 안정적인 활약으로 눈도장을 받은 안상현. SK 퓨처스팀이 전략적으로 공을 들인 내야 유망주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공·수·주 모두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선수다”

조동화 SK 1군 주루코치는 팀 신예 내야수 안상현(22)에 대해 “1군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선수다. 선천적인 센스를 가지고 있다. 단독 도루도 할 수 있을 만큼 발도 빠르다. 1군에 올라오니 눈빛부터 달라졌더라”고 평가한다. 이는 강화SK퓨처스파크를 거친 지도자, 그리고 육성팀 관계자라면 모두가 인정하는 내용이다. 지명 당시부터 재능을 인정받았고, 퓨처스팀(2군)의 계산대로 가장 잘 성장한 선수로 뽑힌다.

용마고 시절 청소년대표팀 내야수를 역임하기도 했던 안상현은 SK 퓨처스팀이 공을 들인 내야수다. 말 그대로 “야구를 잘하는 선수” 기질이 보였기 때문이다. 2016년 SK의 2차 3라운드(전체 26순위) 지명을 받을 당시부터 그랬다. 모든 스카우트팀 관계자들이 “타고 난 자질이 있는 선수다. 주목해서 지켜보라”고 자신했다. 안상현을 처음 본 퓨처스팀 코치들도 그 뜻을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노력은 중요하지만, 노력만으로 만들 수 없는 게 있다. 같은 공을 타격해도 감각이 있고, 같은 주력이라도 남들보다 한발 앞서 들어가는 선수가 있다. 보이지 않는 뭔가다. 안상현은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였다.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것은 아니었지만, 2군에서 인내하며 전략적으로 키웠다. 현재 1군 주축인 나주환·최정·김성현 시대 이후를 바라본 핵심 육성선수였다.

단장으로 2년간 재직한 염경엽 SK 감독도 안상현의 가능성은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올해 가고시마 퓨처스캠프에서 1군에 가장 근접한 내야수가 안상현이라는 보고도 받은 터였다. 염 감독은 시즌이 들어가기 전 “내야 백업으로 안상현을 준비시키려고 한다”면서 “시즌 중 1군에 올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구상을 드러냈다. 퓨처스팀에는 유격수는 물론 2루와 3루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게끔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백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예상보다 콜업 시기가 빨랐다. 안상현과 포지션이 겹쳤던 강승호가 음주운전사고를 내 전력에서 완전히 이탈한 것이다. 염 감독은 안상현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자 1군 콜업을 지시했다. 그 시점 2군에서의 타격감과 수비가 나쁘지 않았던 것은 안상현으로서는 천운이었다. 노력이 기회를 만났고, 안상현은 이제 1군에서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안상현은 콜업 후 3경기에 모두 주전으로 나가 타율 3할6푼4리를 기록했다. 염 감독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다. 염 감독은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잘 풀릴 것”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승호가 없는 상황에서 안상현의 전략적 가치가 더 커졌기에 더 그렇다. 중간에 1·2군 순환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이제는 시즌 구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첫 출발이 좋았던 것이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타격은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는 선수다. 아직 자신의 타격폼이 완벽하게 정립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퓨처스팀에서는 당장만 놓고 볼 때 수비와 주루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안상현은 유격수와 2루수로 모두 뛰며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26일 수원 kt전에서 로하스의 강한 땅볼 타구를 부드럽게 잡아 병살로 연결한 장면은 안상현의 재능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었다.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수비가 아님을 누구나 직감할 수 있었다.

강화SK퓨처스파크는 지난 2015년 완공돼 가동에 들어갔다. 이제 4년 차에 접어든다. 서서히 성과가 나타날 때가 됐다. 마운드에서는 여러 선수가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야수 쪽에서 아직 확실한 ‘졸업생’이 없었다. 안상현은 입단과 동시에 퓨처스파크 합숙에 들어간 사실상 첫 세대다. 첫 순수 졸업생 배출이 가능할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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