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찬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시즌 초반 부진한 타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율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타자의 실력을 가늠했다. 다양한 지표들 탄생으로 타율은 낡은 지표로 취급을 받고 수년간 이어진 타고투저 현상이 있었으나 3할 타자가 호타 상징인 것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10구단에서 주전으로 뛰는 대부분 타자가 100타수 이상을 기록했다. '호타'로 알려진 타자들이 여전히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는 가운데 몇몇 타자들이 3할이 미치지 못하는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각자 비슷하거나 다른 사연을 품고 있는 타자들이다. 그들의 현재를 살펴보자.

KIA 타이거즈 김주찬

김주찬은 KBO 리그 호타준족 대명사다. 롯데 자이언츠 뛰던 김주찬은 FA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으면서 기량이 만개했다. 지난 시즌까지 KIA 타이거즈에서 타율은 0.352(1,351타수 475안타)다. 규정타석을 채운 시즌은 단 2시즌이다. 규정타석을 여부를 떠나서 김주찬은 최근 꾸준히 3할을 치는 타자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생애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있어 'FA로이드'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방망이가 좋지 않다. 시즌 타율 0.171다. 올 시즌 KIA는 김주찬-최형우-나지완-이범호까지 완벽한 중심 타선 구축이 가능해 보였으나 3번 타자로 주로 나서며 선두에 선 김주찬이 삐걱거렸다. KIA 김기태 감독은 타순 변동과 휴식을 주는 등 여러 방법을 쓰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성적은 0.094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주찬이 달라진 것은 2스트라이크 이후 선구와 루킹 삼진율이다. 2스트라이크 이후 선구율(2스트라이크에서 볼을 고른 비율)은 2015년에 28.7%, 2016년에 31%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22.5%로 떨어졌다. 볼카운트가 몰렸을 때 선구가 떨어지자 루킹 삼진율이 증가했다. 2016년 전체 삼진 가운데 서서 삼진을 당한 비율이 1.5%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던 김주찬은 올 시즌 40%까지 루킹 삼진율이 증가했다.
▲ 정의윤 ⓒ 한희재 기자

SK 와이번스 정의윤 

올 시즌을 앞두고 정의윤은 연봉 3억 원에 계약하며 예비 FA 프리미엄을 누렸다. LG에서 SK로 트레이드된 2015시즌부터 정의윤은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2015년 0.320 14홈런 51타점을 기록하며 중심 타자로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144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타율 0.311 27홈런 100타점으로 최정과 함께 '쌍포'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앞선 두 시즌만 못하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45 4홈런 12타점이다. 지난 시즌 붙박이 4번 타자였던 정의윤은 올 시즌 초반 4번 타자로 경기에 나섰지만 부진했고 타순은 점점 밑으로 떨어져 7번까지 내려앉았다. 그 사이 한동민 김동엽이 팀 중심 타자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도 가세해 지명타자 자리도 위험하다. 로맥이 내야 수비가 가능해 주축 타자인 3루수 최정과 로테이션 가능성이 있기 때문. 정의윤은 5월 첫 주 한화-넥센과 3연전에서 21타수 8안타(2홈런)로 활약했으나 8일부터 치른 두산과 주중 3연전에서 2경기에 출전해 침묵했고 주말 KIA와 3연전에서는 단 한 경기에만 출전했다. 경쟁에서 밀리기 전에 앞선 두 시즌 기억을 찾아야 한다.
▲ 이대형 ⓒ 한희재 기자

kt 위즈 이대형

이대형은 김주찬과 마찬가지로 생애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있다. kt 위즈 유니폼을 입은 2015년부터 이대형은 1번 타자로 막내 팀 공격 선두에 섰다. 특유의 빠른 발을 이용한 내야안타를 앞세워 야수진을 혼란에 빠뜨렸고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를 더했다. 늘 공격 선봉에 있던 이대형은 지난 2년 동안 타율 0.312를 기록했고 출루율은 0.369로 제 몫을 다했다.

그러나 올 시즌 볼넷이 줄고 삼진이 늘었다. 이전 두 시즌에서 BB/K(볼넷/삼진 비율)는 0.5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0.3이다. 타율과 출루율 모두 떨어졌다. 타율 0.265, 출루율은 0.296로 앞 두 시즌과 크게 차이가 있다. 다행히도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가 올 시즌 0.310인데 이대형 통산 BABIP가 0.332고 지난 두 시즌 동안 0.360 이상을 기록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떨어진 타율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 구자욱 ⓒ 곽혜미 기자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앞서 언급한 세 선수가 FA라면 구자욱은 우여곡절 많은 삼성 중심 타선에서 고전하고 있다. 삼성은 37경기에서 7승만을 거두며 이미 큰 차이로 최하위다. 삼성은 외국인 선발투수 앤서니 레나도 부재, 장원삼-최충연 등 4, 5선발 부진으로 인한 공백, 흔들리는 불펜, 타선 침묵 등 다양한 이유로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2015년 데뷔해 신인왕을 거머쥐고 2년 연속 타율 0.340대를 기록한 구자욱은 팀 중심 타선에서 지난 두 시즌과 다른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올 시즌 구자욱 성적은 타율 0.269 7홈런 10타점이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타석당 홈런은 4.32%개로 규정 타석을 채우고 있는 타자 가운데 10위다. 2%대를 기록했던 앞 두 시즌과는 다르다. 홈런이 늘었지만 콘택트는 떨어졌다. 80%대였던 콘택트율은 75.2%가 떨어졌고 12~13%였던 스트라이크 헛스윙 비율이 17.8%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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