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나성범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NC 김경문 감독은 재계약 후 첫 시즌 '충격 요법'을 택했다. 미국 스프링캠프 명단에 지난해까지 주축으로 활약했던 베테랑들이 대부분 빠졌다. 정규 시즌이 막을 올리고도 이호준, 이종욱 등은 마산구장이 아닌 고양구장에서 젊은 선수들과 함께 고양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2013년 1군에 합류한 9번째 구단이면서도 신구 조화의 모범으로 꼽혔다. 올해는 캠프 명단에 유망주들이 워낙 많아 선수들조차 어색해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동시에 지금까지 선배들의 등 뒤만 바라보던 나성범은 리더로 성장할 시간을 얻었다. 2012년 입단해 지난해까지는 이호준과 이종욱, 박석민 등 형들을 바라보기만 했다. 

나성범은 캠프부터 개막 엔트리까지 베테랑 없이 보낸 시간에 대해 "선수단 구상은 감독님의 생각이니 저희가 불만을 가질 수 없다. 선배들이 없다고 해서 약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세대교체가 되면서 이제 제가 팀에서 중간 정도다. 작년까지만 해도 선배들 쫓아다니는 처지였다. 후배를 이끄는 건 잘 못 한다. 제가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주변을 챙길 수 있다고 봤다.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형들의 생각은 다르더라. 이제 조금씩 다가가서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지만 리더라는 수식어는 아직 낯설다. '먼저 다가가서 도와주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나성범은 "제가 가르쳐줄 수도 있겠지만 같은 선수인 처지고. 코치님도 감독님도 계시는데 나서서 하는 게 어색하긴 하다. 다행히 후배들과 자주 대화를 하고, 또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 주고 있다. 이런저런 제 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목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더뎌졌다. 그런데 발목 때문에 투산 퓨처스 캠프에 머문 시간은 그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나성범은 "캠프에서 발목을 다쳐서 투산에 머물지 않았나. 그때 퓨처스 선수들과 오랜 시간을 보냈다. 잠재력 뛰어난 선수가 많더라. 이 선수들이 올라오면 더 강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젊은 선수들 뛰는 걸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 선배들이 없어도 분위기는 좋았다"며 눈을 반짝였다. 

NC는 손시헌에 이어 이종욱이 1군에 복귀했고, 이제 이호준도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모두 나성범을 리더로 만드는 멘토들이다. 

나성범은 "처음에는 이호준 선배님이 많이 이끌어주셨다. 신인 때 제가 3번을 치고 선배가 4번을 쳤다. 저는 신인이고 선배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지 않나. 그때 정말 많은 조언을 들었다. 타석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볼 배합은 어떻게 되는지. 들은 얘기는 많은데 막상 타석에 들어가면 멍했다. 그래도 많이 챙겨주신 덕분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이종욱 형이 오셨다. 특히 외야 수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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