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전경 ⓒ광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KBO 리그가 미세먼지에 악재를 맞을 위기에 처하고 있다.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개막일이었던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전국적으로 미세먼저 농도가 '나쁨(100㎍/m 이상)'을 보이고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서울, 경기권은 '매우 나쁨(100㎍/m 이상)', 다른 지역도 전부 나쁨이다. 한 번 야구장을 방문하면 적어도 3시간 정도는 외부에 있어야 하는 관중들에게 매우 나쁜 환경이다.

관중들 뿐 아니라 야구장에서 뛰면서 더 많은 공기를 마셔야 하는 선수들에게도 치명적인 미세먼지. 선수들에게서는 "마스크를 끼고 경기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늘이 뿌예서 공이 사라질 것 같다"는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세먼지로 인한 경기 취소는 쉽지 않다.

KBO 야구 규약 제27조 1항에 황사특보 발표 기준이 있는데 황사주의보(황사로 인해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 400㎍/m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황사경보(800㎍/m 이상)에 대한 취소 규정만 나와 있다. 이마저도 바로 취소가 아니라 경기운영위원이 경기 개시 3시간 전부터 기상청과 상의하고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미세먼지와는 기준이 맞지 않다.

이어 3항 강풍, 폭염시 경기 취소 관련 조항에는 '다.경기 개시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기상대)으로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으로 2016년 미세먼지에 대한 부분이 추가됐다. 하지만 황사와 달리 정확한 숫자 기준이 없어 경기운영위원 재량에 맡겨진 상황이다.

KBO 관계자는 "구장 상황에 따라 경기운영위원이 경기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운영위원 혼자 수만 명의 관중과 KBO 리그 일정 운영이 달려 있는 문제를 결정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특히 올해는 아시안게임 일정이 걸려 있어 경기운영위원들이 소극적인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결국 미세먼지 기준 명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미세먼지에 따른 규정을 마련하는 지금 가장 긴 시간을 치러야 하는 프로스포츠단체인 KBO 리그 역시 미세먼지 규정을 명확하게 정해야 할 때가 됐다. 리그 정상 운영을 이유로 미세먼지 속 경기가 계속 치러진다면 팬들도 외면하는 리그 강행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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