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타석 홈런 기념구를 들고 있는 kt 강백호 ⓒkt wiz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kt wiz 신인 외야수 강백호의 홈런 한 방이 광주를 넘어 KBO를 뒤집어놓았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올해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된 강백호는 입단 전부터 10개 구단 스카우트가 모두 탐낸 자원이었다. 투수와 타자 모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로 불렸고 kt에 입단한 뒤 타자에 집중했다. 그는 개막 엔트리에 든 데 이어 24일 KIA와의 개막전에 8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선발 출장이라는 부담을 짊어진 강백호. 하지만 김진욱 kt 감독은 경기 전 "별 이상이 없는 한 강백호는 선발 기회를 계속 줄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김 감독은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강백호는 감독의 믿음을 한 방으로 증명해 보였다.

강백호는 0-2로 뒤진 3회 타석에 들어서 헥터의 6구째 낮은 146km 직구를 밀어쳐 좌익수 뒤 담장을 넘겼다. KBO 리그 역대 최초 고졸 신인의 개막전 데뷔 첫 타석 홈런 기록이었다. 강백호는 베이스를 모두 돌아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형들의 격한 축하를 받았다. 이날 기록은 3타수 1안타, 팀은 5-4 승리를 거뒀다.

강백호의 홈런이 리그 개막 1호 홈런인 것은 바로 알 수 있었지만 고졸 신인 최초 기록으로 인정받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신인들의 데뷔 타석 홈런 기록은 5번이나 있었지만 그것이 개막전인지를 확인하고 고졸과 대졸 신인을 구분하느라 KBO는 비상이 걸렸다. KBO는 꽤 긴 시간에 걸쳐 기록을 샅샅이 확인한 끝에 고졸 신인의 개막전 데뷔 첫 타석 홈런은 최초라는 것을 확인해줬다.

그 뒤는 '홈런공 찾기'가 과제였다. 다행히도 관중석이 아닌 KIA 불펜 안에 떨어지면서 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KIA의 훈련 보조 요원이 이를 가지고 있다가 직원들을 거치고 거쳐 kt 더그아웃에 있던 강백호의 품으로 왔다. 계속 전화로 공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KIA 관계자는 "우리 팀 선수 공도 이렇게 정성스럽게 찾지 않는다"고 농담을 던지며, "리그 신인 기록이니 찾아줘야 하지 않겠냐"고 훈훈한 축하를 건넸다.

리그를 호령하는 신인 선수가 나오는 것은 한 선수, 한 팀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 그 선수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대우하는 리그의 분위기가 있어야 선수도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꿈을 키울 수 있다. 강백호의 홈런을 기록으로 인정하고 이를 기념해주기 위해 많은 이들이 움직이며 24일 또 하나의 영웅담 첫 페이지가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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