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니퍼트가 심상찮다. 장기인 패스트볼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두산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니퍼트가 부진에 빠진 것은 지난달 31일부터다. KIA전서 4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진 뒤 회복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후 두 경기서 각각 5이닝 6실점과 3.1이닝 11실점으로 흔들린 니퍼트는 17일 삼성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삼성전도 내용은 좋지 못했다. 팀의 대량 득점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었을 뿐, 2개의 홈런을 맞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은 니퍼트가 상대 평균 자책점 1점대를 유지하고 있던 천적팀이었다. 그런 삼성을 상대로도 니퍼트는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두 개의 홈런이 모두 패스트볼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니퍼트가 패스트볼을 던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상징적 장면이기 때문이다.

투구-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니퍼트의 패스트볼에 이상 징후가 발견된 것은 꽤 오래전 이야기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지난해와 올 초, 그리고 시즌 중반 이후 구위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상단 그래픽 및 하단 표 참조>

일단 구속이 떨어졌다. 지난해 최고 구속은 157km를 찍었지만 올 시즌 8월 이후로는 155km로 최고 구속이 떨어졌다.

특히 익스텐션이 뒤로 밀린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지난해엔 1m94cm까지 끌고 나왔지만 점차 이 거리가 짧아 지더니 8월 이후로는 1m82cm까지 후퇴했다.

상대 타자로서는 니퍼트의 공을 12cm나 더 볼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12cm의 거리가 시간상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는지는 아직 증명된 바 없으나 결코 우습게 볼 수 없는 시간을 벌어 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갑자기 10cm 가량이 줄어들었다는 건 투구 메커니즘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볼 끝의 회전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볼 끝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치다. 지난해 2557rpm이었던 패스트볼 회전은 올 시즌 8월 이후로는 2491rpm으로 떨어졌다. 볼 끝의 움직임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지난해 평균에 비해 8월 이후 수직 무브먼트는 지난해 기준 약 2cm, 올 초 기준 3cm 가량 줄어들었다. 파울이 될 공이 정타로 맞아 나갈 수 있는 차이다. 평균 구속은 비슷하지만 나머지 전체적인 데이터에서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니퍼트는 6월 이후로도 몇 차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내 구위를 회복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이제 여름 승부를 지나온 상황이다.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번 위기가 마냥 느긋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니퍼트가 이 위기를 빠르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일단 그가 패스트볼 구위를 회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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