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에이스 양현종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패스트볼이다. 시속 140km대 후반이 찍히는 힘 있는 패스트볼은 지금의 양현종을 만들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국 프로 야구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한 2009 한일 챔피언십시리즈에서 5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패스트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 벤치를 얼어붙게 했던 투구는 여전히 양국 야구계의 화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양현종의 패스트볼은 그다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피안타율이 4할이 넘기 때문이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양현종의 올 시즌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4할1푼7리나 된다. 지난해 2할7푼8리보다 1할 이상이 높은 수치다.

양현종의 패스트볼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일까.

일단 우려와 희망이 공존하는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패스트볼이 많이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도 발견할 수 있었다.

시즌 초반 패스트볼이 많이 맞아 나간 것은 구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0km를 넘지 않는 경기(4일 삼성전)가 있을 정도로 시즌 초반 양현종의 패스트볼 구속은 그 자체만으로는 위압감을 줄 수 없었다.

당연히 많이 맞아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변형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는 양현종은 포심 패스트볼이 통하지 않으면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구속이 살아나지 않으니 많이 맞는 것이 당연했다. 오르지 않는 구속은 양현종에 대한 또 다른 의구심을 자아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패스트볼 구속은 점차 살아나고 있다. 왼팔 타박상으로 등판 일정이 뒤로 밀린 26일 키움전(9일 만의 등판)에선 평균 구속이 144.6km까지 나왔다.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물론 이날도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은 매우 높았다. 시즌 들어 가장 빠른 공을 던졌지만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4할이나 됐다.

아직 양현종의 패스트볼이 상대를 압도할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오지 못했다는 걸 드러내는 대목이다. 하지만 일단 시속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을 찍었다는 건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A팀 전력분석원은 "투수가 패스트볼을 자신의 최고 스피드로 던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90%의 힘으로 100%의 스피드를 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구가 되는 최고의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양현종은 이날 경기에서 120%의 힘으로 100%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자연스럽게 힘이 많이 들어가며 제구가 흔들렸다. 아무리 좋은 힘을 가진 패스트볼이라도 최근 KBO리그 타자들은 가운데 몰린 공은 놓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 됐다. 키움전에서 양현종의 패스트볼이 많이 맞아 나간 이유"라며 "희망을 찾자면 이전의 스피드를 회복했다는 점이다. 힘이 많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몸에 이상이 있다면 그 정도 구속은 나오지 않는다. 일단 양현종의 몸 상태에 큰 이상이 없다는 걸 증명한 경기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구속이 올라오고 있으니 앞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좋은 몸 상태로 올라오고 있다고 봐야 한다. 희망을 찾을 수 있는 투구였다"고 평가했다.

양현종이 최고 스피드를 찍었는데도 패스트볼이 많이 맞아 나갔다는 건 분명 위험 신호다. 하지만 일단 구속이 올라오고 있다는 건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몸 상태는 나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다음 등판의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계속해서 상승세를 탄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체크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그 빠른 공이 얼마나 통할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다음 등판을 보면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회복된 구속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 구속으로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까. 시즌 초반 양현종의 행보를 점치는 데 매우 중요한 등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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