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관 ⓒ 창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판타스틱4'의 마지막 주자 유희관(31, 두산 베어스)마저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유희관은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10피안타 2볼넷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리그 최고'로 불리는 두산 선발진은 4경기 18⅓이닝 17실점(평균자책점 8.35)로 무너지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두산은 14-5로 이기며 시리즈 3승 1패로 3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확정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 등판을 앞둔 유희관은 "부담스럽다"고 했다. 3차전까지 선발진이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었다. 1차전 더스틴 니퍼트 8이닝 무실점, 2차전 장원준 8⅔이닝 1실점, 3차전 마이클 보우덴 7⅔이닝 무실점 호투 행진을 이어 갔다. '최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유희관은 당시 5이닝 무실점을 호투하며 4전 전승 우승에 이바지하고도 멋쩍어 했다. 

올해는 상황이 정반대였다. 플레이오프 1차전 니퍼트 5⅓이닝 6실점(5자책점), 2차전 장원준 5⅓이닝 6실점(5자책점), 3차전 보우덴 3이닝 3실점에 그쳤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투수는 없었지만 3경기에서 홈런 7개를 터트리며 36점을 지원한 타선의 화력에 힘입어 시리즈 2승 1패를 기록했다. 선발 사정이 좋진 않았지만, 유희관이 '반드시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은 덜했다.

4회까지 1점만 내주며 버티던 유희관은 5회 들어 급격하게 흔들렸다. 1사에서 박민우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고 나성범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맞아 1사 2, 3루가 됐다. 이어 스크럭스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4-2로 쫓겼다. 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무너졌다. 2사 3루에서 모창민의 빗맞은 타구가 1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가 되면서 1점 차까지 좁혀졌다. 이어 권희동과 지석훈에게 연달아 안타를 얻어맞으면서 4-4 동점이 됐다. 유희관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김승회와 교체됐다.

오재일이 6회 달아나는 3점포를 쏘아 올리며 분위기를 바꾼 덕에 한국시리즈행을 확정했지만,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한 선발진은 고민이 클 듯하다. NC는 에릭 해커 말고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었고, 준플레이오프까지 6경기를 치르고 돌아온 불펜은 지쳐있었다. 그러나 KIA 타이거즈는 다르다. '20승 듀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 팻딘이 버티고 있고, 투수진 모두 충분한 휴식을 취한 만큼 판타스틱4가 버티지 못하면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오는 25일 광주에서 KIA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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