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가 펑솨이 사건을 놓고 중국 측에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이어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65)와 빌리 진 킹(78, 이상 미국) 등 여자 테니스의 전설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스티브 사이먼 WTA 투어 대표는 2일(한국 시간) 홈페이지에 "WTA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로 중국은 물론 홍콩을 포함한 지역에서 열리는 WTA 투어 대회 개최를 모두 보류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펑솨이가 자신의 성폭행 의혹을 밝히는 의견을 압박하는 곳(중국)에 선수들을 보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전 WTA 투어 복식 세계 랭킹 1위였던 펑솨이는 지난달 초 자신의 SNS에 "나는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지속해서 관계했다"라고 폭로했다.

이후 그의 SNS는 검색이 불가능해졌고 중국 언론은 이 사건에 침묵했다. 또한 중국에서 지내고 있던 펑솨이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에 WTA를 비롯한 테니스 계는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중국 측에 요구했다. 국제 사회의 의혹이 커지자 중국 측은 펑솨이의 근황을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펑솨이의 최근 근황을 동영상으로 전했다. 또한 펑솨이가 WTA에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적힌 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영상 통화를 펑솨이의 근황도 공개됐다. 그리고 자국 유소년 테니스 대회에 참석해 어린 선수들을 격려하는 펑솨이의 모습도 영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WTA는 중국이 제시한 증거들이 "충분하고 확실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이먼 대표는 " 펑솨이가 진짜 안전하고 강압에서 벗어났는지에 대한 사실은 여전히 믿기 어렵다. 구체적이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 세레나 윌리엄스가 자신의 트위터에 #whereispengshuai(펑솨이는 어디에?)가 적힌 게시물을 올리며 동료의 안전을 기원했다. ⓒ 세레나 윌리엄스 트위터 캡처

WTA는 지난 2018년 WTA투어의 '왕중왕전'인 파이널스를 2030년까지 중국에서 개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1천억 원)로 알려졌다. 만약 WTA가 중국 대회 개최를 전면 취소할 경우 최소 1조 원의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사이먼 대표는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여성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성추행 의혹을 감출 수 있다면 WTA 설립 기반인 남녀평등은 엄청나게 후퇴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WTA와 선수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자 테니스의 전설들은 WTA의 결정에 지지를 보냈다.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오픈 롤랑가로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18번이나 우승한 나브라틸로바는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언론에 "사이먼 회장과 WTA의 용기 있는 결정을 지지한다"라며 "돈보다 인권이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는 전 세계의 여성들, 특히 펑솨이를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명의 전설 빌리 진 킹은 "중국과 세계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WTA가 강한 입장을 보인 점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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