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현수(왼쪽)와 이형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16승하겠습니다!" LG 주장 김현수의 외침, 사실은 이형종의 몫이었다.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LG 김현수는 난처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받았다. '예상 질문' 목록에 있던 '두산전 상대 전적'에 대해서. 

한 팬이 김현수에게 "지난해 잠실 더비만 생각하면 울화가 치밉니다. 마지막 경기 이겼을 땐 부상으로 나오지 못할 때였는데요. 그 경기 보면서 무슨 생각 하셨나요? 우리 팀 주장으로 올 시즌 잠실 더비 각오 강하게 밝혀주세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LG 트윈스는 지난해 두산전 첫 15경기에서 전부 졌다. 끌려가는 지고, 앞서다가도 역전당해서 졌다. 16차전에서 차우찬이 9이닝 동안 134구를 던진 끝에 극적인 3-1 승리를 거뒀다. 2017년 시즌부터 이어진 두산전 17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미디어데이에서 김현수는 "마지막 경기는 중계 방송 보면서 응원했다. 끝나고 바로 차우찬에게 전화해서 고맙다고 했다. 작년에는 (양)의지가 포수여서 말렸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의지도 빠지고 (유)희관이 형도 힘이 빠졌다. 희관이 형 나오는 경기는 꼭 잡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잠시 고민한 뒤 "16승 하겠습니다!"라고 크게 외쳤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형종이 준비하고 있었다. 사전 인터뷰에서 '두산전 상대 전적에 대한 질문을 누군가는 하지 않겠나. 대답은 준비했나'라는 말에 이형종은 긴장한 얼굴로 "저한테 물어본다고요? 아…생각 해볼게요. 지금부터 해볼게요"라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 장면을 본 김현수가 이형종에게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괜히 쓸데없는 소리 했다가 뒷머리 밀리지 말고~"라며 타박 아닌 타박을 했다.

무리수 두지 말고 현실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하라는 뜻. 정작 무리수(?)는 이형종에게 어려운 미션을 내린 김현수가 뒀다. 16승 무패, 비현실적일지라도 LG 팬들은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약속이었다.  

그렇다면 이형종이 준비한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사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6번 하니까 우선 9승 7패? 작년에는 두산전 트라우마가 생겨서…. 이상하게 말리더라고요. 작년에 그런 경기가 진짜 많았어요. 당장이라고는 말 못해도, 언젠가(작년과) 반대로 되는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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