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의지(왼쪽)와 장원준 ⓒ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새해에도 큰 과제를 안고 있다. 안방마님 양의지(31)와 투수 장원준(33)이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양의지는 생애 처음이고, 장원준은 2014년 겨울에 이어 재자격을 얻는다. 

두산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외야수 FA 민병헌(31)과 김현수(30) 등 대어를 모두 놓쳤다. 알려진 대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고, 외야는 대체할 선수들이 있다고 판단했다. 민병헌은 롯데 자이언츠와 4년 80억 원, 김현수는 LG 트윈스와 4년 115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 선수 모두와 결별이 확정되자 "김현수나 민병헌은 좋은 선수들이고, 좋은 조건으로 잘 갔다. 지금은 남은 선수로 가야 하니까 그 구상만 생각하고 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동료들은 아쉬운 마음이 컸다. 민병헌과 김현수는 두산에서 10년 이상 뛴 선수들이다. 김현수는 2015년 시즌을 끝으로 2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긴 했지만, 두산 선수들과 돈독한 사이를 유지했다. 정든 동료들이 팀을 떠나는 걸 지켜본 선수들이 동요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음 FA 시장을 기다리는 양의지와 장원준은 이번 스토브리그를 지켜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을 듯하다.

▲ 하이파이브하는 장원준(왼쪽)과 양의지 ⓒ 한희재 기자
국가 대표 포수 양의지는 벌써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양의지는 강민호(33,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KBO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두산에서 2007년부터 통산 9시즌을 뛰면서 933경기 타율 0.290 102홈런 470타점을 기록했다. 포지션 특성상 잔 부상이 많은 편이지만, 두산 마운드에 안정감을 불어넣는 일등공신이다. 김 감독은 양의지를 '곰 같은 여우'리고 표현하며 영리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장원준은 두산 선발 로테이션에 안정감을 더한 일등공신이다. 2014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4년 84억 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15년부터 꾸준한 투구를 펼치며 국내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두산에서 3시즌 동안 86경기 41승 27패 518이닝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두산은 FA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큰 손 노릇을 하지 않았다. 대신 큰돈을 써야 할 때는 확실히 움직였다. 최근 5년 사이 사례를 살펴보면 2015년 장원준을 영입할 때 당시 역대 FA 투수 최고액을 투자했고, 2016년 김재호는 역대 FA 유격수 최고액인 4년 5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확실한 선발투수가 필요했던 마운드 사정, 그리고 김재호를 당장 대신할 마땅한 유격수가 보이지 않았던 팀 사정이 반영된 결과였다.

지금 양의지와 장원준은 두산에 대체 불가 선수들이다. 올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지만, 당장은 두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번 겨울 잔뜩 웅크렸던 두산이 다음 스토브리그에서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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