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현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신)성현아, 2018년에는 발 뻗고 자게 해줘."

시즌이 끝나도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부지런히 잠실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개인 훈련을 하며 2018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눈도장을 찍은 선수가 있다. 내야수 신성현(27)이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기 위해 신성현이 구단 사무실에 들르자 "요즘 꿈에도 나온다"고 말하며 웃었다. 겉으론 농담 같이 들려도 애정과 격려가 담긴 응원 메시지였다.  

두산은 지난해 4월 오른손 거포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한화 이글스에 포수 최재훈을 내주고 신성현을 데려왔다. 그러나 이적 첫해 성적은 팀과 본인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4경기 타율 0.164 1홈런 7타점에 그쳤고,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신성현은 "지난해는 계속 안 되다 보니까 자신감이 없었고, 위축됐다. 경기 때 자신 있게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올해는 새롭게 잘 준비해서 자신 있게, 독기 있게 하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산 타선은 리그 최상급이다. 지난 시즌 팀 타율 0.294 OPS 0.828 178홈런 812타점을 기록했다. 김재환, 오재일, 양의지, 박건우 등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많다. 잘하는 동료들의 존재감은 신성현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두산이 잘하는 팀이기도 하고, 잘 치는 타자들이 많으니까. 옆에서 봐도 잘하는 게 느껴지니까 연습 때부터 힘이 들어갔다. 나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그러면서 부담감이 온 거 같다. 그래서 아쉽다. 마음을 놓고 그냥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헛되게 보낸 거 같다. 열심히는 했는데, 열심히 한 거로만 끝나서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은 신성현이 조금 더 부지런히 경기장을 찾아 방망이를 들게 했다. 그는 "죽도록 했는데 안 됐다. 올해는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 이를 더 악물어야 한다. 이가 깨질 때까지"라고 힘줘 말했다. 

신성현은 지난해 타격할 때 '허리가 죽는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 골프를 해보라는 조언을 들었고, 최근 골프 연습장을 다니면서 자세를 고치고 있다. 신성현은 "아직은 솔직하게 느끼는 건 없다.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해보고 있다. 일단 나쁠 건 없다는 생각에 배우고 있다"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지난 시즌 부진을 '만회한다'는 표현을 쓰자 고개를 저었다. 신성현은 "만회라고 하기에는 아직 보여준 게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 그럴 선수가 아니다. 지금부터 치고 나가야 할 선수다. 다시 바닥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는 게 내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새해에는 더 독기 있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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