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시즌 최고의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친구의 이름을 마음에 새겼다.

양현종은 13일 열린 2017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발표된 투수 부문을 수상했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MVP를 시작으로 각종 시상식 대상, 최고투수상을 차지한 데 이어 골든글러브로 올 시즌 대미를 장식했다.

올해 31경기에 나와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하며 시즌을 호령한 양현종은 KBO 리그 역대 최초로 한국시리즈 MVP, 정규 시즌 MVP, 그리고 골든글러브를 모두 석권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KBO 리그는 '양현종의 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

양현종은 이날 마지막 시상대에 서서 "이 자리에 서게끔 많이 도와주신 사장님, 단장님, 감독님, 팀 동료에게도 감사드린다. 항상 시상식 때 말씀드렸는데 저희 가족들 다 이야기하고 싶다. 부모님 잘 낳아주시고 잘 길러주셔서 감사하다. 아내에게도 고맙다"고 일일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양현종은 이어 "마지막으로 하늘에 있는 친구 (이)두환이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인사를 마무리했다. 양현종과 함께 2006년 쿠바 청소년야구대표팀에서 뛰었던 이두환은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지명돼 프로 유니폼을 입었으나 2011년 KIA에 2차 드래프트로 이적했다. 하지만 곧 대퇴골두육종 판정을 받아 다리를 절단하는 등 병고를 겪은 끝에 2012년 12월 세상을 떠났다.

양현종, 김강(두산 코치), 김남형(한화 코치), 김선빈(KIA), 김재율(LG), 이상화(kt), 이용찬(두산) 등 당시  이두환과 함께 청소년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모두 그를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고 있다. 이두환의 장례식 당시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나르며 친구를 보냈던 양현종은 매년 모자에 이두환의 이니셜인 'DH'를 써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 양현종 ⓒ한희재 기자

양현종이 이두환의 이름을 잊지 않은 이유는 또 있다. 이두환을 그리워 하는 친구들은 2012년부터 이두환 추모 자선 일일호프를 진행해 수익금을 모두 기부하고 있다. 일일호프를 개최한 뒤 수익금을 기부하고 함께 이두환의 납골당에 다녀오는 것이 그들만의 행사다. 처음에는 이두환의 병원비 마련을 돕기 위해 열려 했으나 첫 자선호프 하루 전 이두환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을 겪기도 했다.

그들은 올해도 자선 일일호프 행사를 연다. 20일 논현동 '박성광의 풍기물란'에서 오후 5시 30분부터 행사를 진행할 예정. 양현종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직후 SNS에 "친구야. 오늘 따라 더더욱 보고 싶은 날이다. 수상소감 이야기하려는데 네 생각이 많이 나더라. 20일날 너를 기억하는 팬분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해. 21일날 애들 다같이 보러 갈게"라며 애달픈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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