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신태용 감독은 위기의 상황에서 큰 틀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얼굴로 새 바람을 불어 넣으려고 한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 팀 감독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K리그 1, 2위를 달리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9일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지켜봤다. 신 감독은 K리그를 본격적으로 점검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었다.

신 감독의 부임으로 '쇄신'의 분위기가 불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지 않다. 신 감독은 8일 전북-울산전 하프타임에 만난  "선수단 전체가 바뀌는 건 아니다. 1,2명 선수가 바뀔 수는 있는데 팀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주축 선수들은 그대로 갈 것이고, 물론 새 선수도 발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부진했다. 이제 남은 2경기에 한국의 러시아행이 걸렸다. 새로운 실험을 하긴 어렵다. 더구나 지금까지 선발됐던 주축 선수들도 기량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 때 '소방수'로 나섰던 전북 최강희 감독도 "실험을 하진 않을 것이다. 익숙한 선수로 결과를 내야할 때"라고 밝혔다.

부상한 기성용과 손흥민에 대한 신 감독의 평가에서도 기존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신 감독은 "기성용과 손흥민은 팀의 주축이다. 데리고 가야 한다. 회복세가 빠르다고 들었다.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도움을 줄 선수들"이라며 선발 의지를 밝혔다. 

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신태용 축구에 맞다면 뽑겠다"는 발언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더구나 신 감독은 코치로 슈틸리케호에 몸을 담았다. 기존에 잘됐던 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요소를 더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 기성용은 신태용호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할 것이다. ⓒ곽혜미 기자

변화의 뜻도 분명하다. 신 감독은 "최고의 선수들을 뽑겠다"며 "해외 선수들까지 고려해 선수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9일에도 "나이는 관계가 없다. 그때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뽑겠다. (나이가 많지만) 이동국도 경기력이 좋다면 뽑을 수 있다. 염기훈도 마찬가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당장 최고의 경기력을 뽐내는 선수들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K리그 모든 경기를 혼자 볼 순 없다"면서 코칭 스태프 선임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면 선수들이 전술에 녹아들 수 있다"며 조기소집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지만 전술적으로 한국에 '신태용 축구'를 녹여내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주축 선수는 그대로 간다.", "최고의 선수들을 뽑겠다." 

상반된 이야기다. 정치권에서 말하는 '보수적 개혁'처럼 모순처럼 들리는 말이다. 신 감독의 선수 선발은 큰 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새 얼굴들로 새로운 분위기를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완전한 '새 판 짜기'가 아닌 '개량-발전'으로 신태용호의 미래를 읽어야 한다.

"지나간 것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해야 한다."

신 감독의 눈은 이제 다가올 2경기를 향하고 있다.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은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전제 아래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던 신 감독은 전북-울산전에서, 수원-제주전에서 어떤 선수를 눈여겨봤을까. 큰 틀 유지와 분위기 반전이라는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선 신 감독이 발탁하는 새 얼굴이 중요 인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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