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 영입을 거의 확정했다. 맨유는 새 시즌을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맨유는 8일(이하 한국 시간) 공식 홈페이지로 "루카쿠 이적료에 대해 에버튼과 합의했다고 알리게 돼 기쁘다. 개인 협상과 메디컬 테스트를 남겨뒀다"고 알렸다. 영국 매체 'BBC'가 6일 "맨유가 에버튼과 루카쿠 이적에 합의했다. 이적료는 7,500만 파운드(약 1,122억 원)"라고 보도한 데 이어 공식 발표가 나왔다.

루카쿠 이적은 확정적이다. 지난 몇 시즌 동안 꾸준히 경기 출전을 한 루카쿠의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개인 협상 역시 수월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팀을 떠났고, 또다른 고액 연봉자인 루니는 친정 팀이자 루카쿠의 소속 팀인 에버튼 이적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맨유와 에버튼이 합의한 마당에 계약이 엎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 무리뉴 감독(오른쪽)과 루카쿠의 재회가 임박했다.

지난 시즌 맨유의 공격은 답답했다. 리그 38경기에서 29골만 내주고도 순위가 6위에 처진 것은 빈약한 공격력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즐긴다. 그러나 선수 구성이 전술에 어울리지 않았다. 공격이 무게감은 있었으나 느렸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원톱에 기용했다. 즐라탄은 자신의 처지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뽐냈지만 애초에 무리뉴 감독에게 선택의 카드는 없었다. 튼튼한 수비와 즐라탄의 '한 방'으로 꾸역꾸역 승점을 쌓았다.

주제 무리뉴 감독과 루카쿠는 '악연'이 있다. 2013-14 시즌을 첼시에서 함께 시즌을 보냈지만, 루카쿠는 무리뉴 감독의 눈 밖에 있었다. 루카쿠는 결국 에버튼으로 이적을 선택했고,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맨유와 루카쿠 모두 웃는 이적이 될 것이다.

루카쿠의 장점은 두루두루 모든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장신에 건장한 체구를 갖췄다. 제공권이 있는 데다가 발도 빠른 편이다. 정확한 왼발 마무리 능력도 갖추고 있다. 지난 시즌 에버튼에선 역습 때 파괴적인 공격력을 뽐냈다. 루카쿠보다 빠른 선수들은 힘에서 밀렸고, 루카쿠보다 힘이 센 선수들은 발이 느려 쫓기 어려웠다. 한 시즌 동안 25골을 몰아치면서 득점력도 인정 받았다. 더구나 에버튼은 다른 정상급 클럽에 비해 공격 지원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무리뉴 감독은 루카쿠 같은 유형의 선수를 가장 잘 활용하는 감독이다. 무리뉴 감독의 팀엔 언제나 건장한 체구와 뛰어난 제공권, 괜찮은 주력을 갖춘 '올라운더' 공격수가 있었다. 첼시를 맡았던 2004년부터 2007년까진 디디에 드록바가, 인터 밀란(2008~2010년)에선 디에고 밀리토가, 다시 첼시를 맡은 뒤엔 디에고 코스타가 주축으로 활약했다. 루카쿠 영입 전까지 맨유가 관심을 쏟은 것으로 알려진 알바로 모라타도 비슷한 유형의 공격수다.

지난 시즌 2선 공격수들은 조금 부진했지만 잠재력은 충분하다. 헨리크 미키타리안, 후안 마타, 앙토니 마샬, 마커스 래시포드, 제시 린가드 등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루카쿠와 함께 빠른 공격을 펼친다면 더 효과를 볼 수 있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루카쿠 영입은 단순히 뛰어난 스트라이커 1명 영입이 아니다. 무리뉴 감독의 축구를 맨유에서 펼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고, 2선과 '화학 작용'을 만든다면 지난 시즌과 달리 훨씬 강력한 공격력을 보일 수 있다. 루카쿠가 제대로 적응만 한다면, 당연히 맨유가 우승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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