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꾸기 전에 쓰던 배트를 휘두르고 있는 최주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잘 모르겠다. 감이 좋다고 섣불리 말하지 못하겠다."

의외의 답변이었다. 최주환(29)은 두산 베어스 타선이 침체됐던 4월부터 꾸준히 안타를 생산했다. 4월 타율 0.300을 유지했고, 5월 들어서는 타율 0.388 1홈런 18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시즌 타율은 0.350이다.

최주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등번호를 바꿨다. 오랫동안 달아온 7번을 떼고 '53번'을 달았다. 백업 꼬리표를 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가장 야구를 잘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래서 상무에서 달았던 5번과 고등학교 2학년까지 쓴 3번을 조합해 등번호를 바꿨다. 등번호 교체는 지금까지 긍정적 효과를 보고 있다.

배트도 최주환이 시도한 변화 가운데 하나였다. 시즌을 앞두고 상무 시절 쓰다 남은 배트 한 자루가 눈에 들어왔다. 최주환은 "3년 동안 쓰던 배트가 있었는데, 살짝 변화를 주고 싶었다. 상무 때 쓰던 배트를 똑같이 맞춰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바뀐 등번호와 달리 배트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최주환은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동점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7-6 역전승을 이끈 뒤 "배트 밸런스가 내 스타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어 "오히려 배트가 잘 맞지 않아서 마음을 비웠더니 안타가 1, 2개씩 나오는 거 같다. 새로 맞춘 배트를 다음 주쯤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주환은 5일 뒤 새로 맞춘 배트를 들고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정확히 말하면 새로운 배트로 바꾼 게 아니라 지난 3년 동안 썼던 배트로 다시 맞춘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차이인지 물었다. 최주환은 "미세한 차이다. 배트 헤드 무게랑 밸런스가 미세하게 다르다. 시즌 초반에 쓴 게 미들 밸런스 배트였다. 전체적으로 얇고 샤프하다. 톱 밸런스 배트를 썼어야 했는데, (중심이) 조금 밑으로 내려온 걸 썼다"고 말했다. 톱 밸런스 배트를 쓰면 조금 더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다.

배트를 바꾸고 나선 4경기에서 13타수 6안타(타율 0.462) 4타점 활약을 이어 갔다. 최주환은 "방망이 돌리는 느낌이 더 수월하고 편하다. 전에 쓰던 방망이보다 더 부드럽게 돌아가서 콘택트하기가 더 편하다"며 "하나씩 다시 맞춰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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