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는 올해 유독 많은 병살타로 고민하고 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13일 한화전 2-4-5-6, 16일 KIA전 6-7-8-9, 18일 KIA전 3-4-7-9. LG 트윈스의 최근 5경기에서 병살타가 나온 이닝이다. 한 경기 걸러 하루씩 병살타를 3개도 아니고 4개나 몰아서 쳤다. 이 기간 팀 출루율이 0.328에 그친데다 병살타를 12개나 쳤으니 득점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5경기 13득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저조했고 1승 4패에 그쳤다. 

시즌을 통틀어 보면 40경기에서 46개로 롯데(39경기 44병살타)와 함께 경기당 1개 이상의 병살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LG는 지난 2년 동안 팀 병살타가 가장 적은 팀이었다. 2015년 98개, 지난해 92개로 2년 연속 유일하게 두 자릿수 병살타를 쳤다. 2014년은 112개로 2위였다.

양상문 감독은 "우리가 다른 팀에 비해 타구 속도가 느린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했다. 트랙맨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잠실, 부산, 광주에서 열린 경기의 타구 속도를 집계한 결과 꼭 그렇지는 않았다. 17일까지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기준으로 LG 타자(박용택, 루이스 히메네스, 오지환, 이형종)들의 평균 땅볼 속도는 131.8km로 중간 수준이었다. 롯데 규정타석 채운 타자 6명의 평균 땅볼 속도는 137.8km로 LG보다 빨랐다.

단 선수와 상황을 가리지 않은 평균이라는 점,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만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양상문 감독의 '체감'이 반드시 틀린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 LG는 39경기에서 병살타 46개를 기록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서용빈 코치는 "얼마 전까지 병살타를 치면 선수들한테 선물을 했다. 자신있게 치라는 의미에서다. 그러다 한동안 병살타가 덜 나와서(1일~12일 9경기 7개) 선수들이 그만 하셔도 될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만 뒀더니 13일 병살타 4개가 나왔다"며 허탈해 했다.

올해 LG 타자들이 뜬공보다 땅볼을 많이 치고 있는 건 맞다. 뜬공이 332개, 땅볼이 357개로 뜬공/땅볼 비율은 0.93이다. 그런데 비슷한 수준의 NC(0.93)와 SK(0.96)는 나란히 31개의 병살타를 쳤다. 지난해 LG의 뜬공/땅볼은 0.96으로 올해와 큰 차이가 없었는데 병살타는 가장 적었다.

수치상으로도 그렇지만 서용빈 코치의 설명도 땅볼이 많아 병살타가 많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타격 지도 방식이 달라진 건 없다"고 얘기했다. "일부러 뜬공을 치려고 하면 타격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더 땅볼을 많이 치게 하는 건 아니다.

'폼'은 일시적이고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LG의 병살타는 시즌이 지나면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우선 타격 지도 방식이 그대로고, 전력 구성이 지난 2년과 비슷하다. 전례를 보면 더욱 그렇다. 

올해 LG의 병살타 확률(병살타 수/무사 혹은 1사에 1루 주자 있을 때)은 14.1%로 리그 평균 10.4%보다 3.7% 포인트나 높다. 지난해 가장 높은 확률로 병살타를 친 팀은 넥센으로 11.0%, 리그 평균은 9.5%였다. 2015년의 경우 롯데가 11.4%로 가장 높았고 전체는 10.0%. 올해 LG는 확실히 특이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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