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골을 몰아치며 승리한 맨체스터 시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맨체스터 시티는 22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AS 모나코를 5-3으로 꺾었다.

맨시티와 모나코의 맞대결은 이번 시즌 가장 치열하고 뜨거웠던 경기 중 하나였다. 두 팀 모두 각자의 축구로 승리를 향해 최선을 다했고, 뛰어난 정신력을 보여줬다. 승리할 기회는 두 팀 모두에게 있었지만,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공격했던 맨시티가 승리를 안았다. 주도권을 쥐고 펼치는 세밀한 축구와 빠른 역습 축구의 매력 모두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치열했던 명승부를 설명할 수 있는 3가지 키워드를 정리했다. 집중력, 가속도 그리고 정신력이다.

▷ 맨시티의 빛난 집중력, 세밀한 공격

맨시티는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를 펼쳤다. 공격 작업에 공을 들였지만 모나코 수비의 저항이 거셌고 위협적인 찬스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맨시티는 매우 세밀한 공격을 펼쳤고, 높은 골 결정력으로 5골이나 성공시키면서 난타전 끝에 승리를 안았다.

맨시티는 전반 26분 라힘 스털링의 첫 골과 후반 13분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골은 빠른 공격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2-3로 패색이 짙은 후반 26분과 32분 세트피스 2번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먼저 아구에로가 오른쪽 코너킥을 오른발로 그대로 받아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고, 수비에서 기복을 보이던 존 스톤스가 왼쪽 코너킥이 흐르는 것을 밀어넣었다. 맨시티는 이번 경기에서 8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2개는 수비에 막혔고 6개가 골문으로 향했으며 5골을 터뜨렸다. 집중력이 대단했다.

후반 37분 르로이 사네가 경기에 쐐기를 박는 5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번엔 맨시티 그리고 과르디올라 감독이 추구하는 세밀한 공격이 돋보였다. 2선까지 물러났던 아구에로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완전히 무너뜨리면서 침투했고, 다비드 실바는 환상적인 칩킥으로 아구에로의 발앞에 패스를 배달했다. 다니엘 수바시치 골키퍼가 나와봤지만 아구에로는 쇄도하던 사네에게 가볍게 어시스트를 전달했다.

▲ '인간계 최강' 라다멜 팔카오(가운데)의 부활. 환상적인 칩킥으로 득점했다.

▷ AS모나코의 폭발적인 가속도

일방적인 경기가 재미있긴 쉽지 않다. 3골이나 터뜨린 모나코의 공격력이 없었다면 명승부는 완성될 수 없었다. 모나코의 역습은 빠르고 무엇보다 폭발적이었다. 모나코는 맨시티의 수비수가 따라오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긴 거리를 이동했다. 공격의 속도 자체도 높았지만 가속도도 높았다.

모나코는 '선수들'과 '공' 모두 빠르게 이동해 속도를 높였다. 패스는 직선적이었고 사람이 아니라 일관적으로 전방의 공간을 향했다. 선수들은 발 아래 공을 잡아놓지 않고 달리면서 패스를 받았다. 패스를 받을 땐 이미 충분히 속도가 붙은 상태라 드리블 속도를 살릴 수 있었다. 골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크로스나 패스까지도 종적이었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 역시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를 노릴 수 있도록 대각선 형태로 앞을 향했다.

맨시티가 모나코의 역습을 제어하려면 속도가 붙기 전에 막아야 했다. 맨시티의 전방 압박이 허술해질 때마다 모나코는 역습으로 어김없이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16분 라다멜 팔카오가 골키퍼를 넘기는 환상적인 칩킥으로 3-2까지 앞서며 신바람도 냈다.

문제는 체력이었다. 모나코는 106.3km를 뛴 맨시티보다 4km도 적은 102km를 뛰었다. 그러나 체력 소모는 더 컸다. '스프린트'가 많았고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이다. 경기가 후반으로 흐를수록 모나코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 기술만큼 중요한 정신력

난타전이었다. 맨시티는 '그로기'에 빠질 수도 있었다. 선제골을 넣고도 모나코의 단순하지만 폭발적인 역습에 휘둘리며 1-2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13분 아구에로가 동점을 만들었지만, 3분 뒤엔 팔카오에게 환상적인 골에 다시 1골 차로 끌려갔다. 동점을 만든 지 3분 뒤 다시 골을 허용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다. 더구나 맨시티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골을 만들었지만, 모나코는 역습으로 비교적 쉽게 골을 뽑았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맨시티는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UCL 4강 무대를 밟은 저력을 살아있었고, 빅이어를 두 번이나 들어 올린 과르디올라 감독이 벤치에 있었다. 폭발적인 역습을 펼친 모나코는 경기가 끝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졌고, 맨시티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연이어 3골이나 성공시키며 치열했던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5골이나 터뜨린 것은 그들의 실력 덕분이었지만, 무너지지 않은 것은 뛰어난 정신력 덕분이었다.

모나코도 2골 차로 패하긴 했지만 무기력한 패배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맨시티 원정에서 자신들의 축구로 3골을 성공시키며 '화력 쇼'를 벌였다. 원정에서 3골이나 집어넣은 점도 위안이다. 쉽진 않겠지만 2차전에서 맨시티에 3골 이상 실점하지 않고 2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두면 8강 진출에 성공한다. 결과에 아쉬움은 남겠지만 선수 구성이 화려한 맨시티와 대등한 경기를 치른 것은 잔여 시즌에 큰 자신감이 될 것이다. 두 팀의 다음 맞대결에선 모나코가 홈에서 경기를 치른다. 얼마든지 결과는 바뀔 수 있다. 


[영상] Goal's 맨시티 vs AS 모나코 ⓒ스포티비뉴스 이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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