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신원철 기자] KIA 임기준, LG 임지섭이 양 팀간 4차전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두 선수 모두 팀 내 투수 가운데 볼 비율이 가장 높은, 제구력을 숙제로 안고 있는 이들이다.

LG 트윈스는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 2연전에 이어 홈인 잠실구장에서 열린 3번째 맞대결에서도 졌다. 시즌 초반부터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최근 분위기가 좋은 임지섭이 선발로 나선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9일 KIA전에서는 2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후 2경기에서는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평균자책점도 1.38로 매우 좋다. 피안타율은 0.077에 불과하다.

단 13이닝에서 11개가 나온 4사구(볼넷 10개)는 아쉬운 부분이다. 전체 투구 가운데 볼 비율이 46.0%, 언제라도 4사구로 스스로 무너질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이는 30타자 이상 상대한 투수 가운데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7이닝 노히트에 성공했던 4일 삼성전에서는 5회와 7회를 뺀 나머지 수비에서 모두 4사구를 내줬다. 구위가 워낙 뛰어나 실점 위기를 삼진으로 벗어나는 부분은 매력적이지만, 지금의 볼 비율은 '폭탄'과도 같다. 물론 아직 젊은 선수이고 빠르게 1군급 전력으로 성장해온 만큼 개선의 여지도 충분히 있다.

LG는 KIA와 개막 2연전에 나섰던 선발투수가 그대로 이번 맞대결에 나오게 됐다. 먼저 개막전 선발 헨리 소사는 당시 6이닝 6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양현종(6이닝 5피안타 무실점)에 밀려 패전을 가져갔다. 15일 경기에서는 5이닝 10피안타 5실점(4자책)으로 연속 퀄리티스타트 기록을 마감했다. 임지섭에게는 이번 등판이 자신과 소사, 두 가지 의미에서 '복수전'이다. 첫 등판에서도 결국 4사구가 문제였다. 길게 던지지 않았는데도 볼넷이 4개나 나왔다. 3회에는 1사 이후 연속 볼넷, 이어 브렛 필에게 3점 홈런을 맞고 교체됐다. 필과의 '리턴 매치'에 특히 주목할 만하다.

임기준 역시 제구가 아쉬운 투수다. '벌투' 논란이 불거진 8일 NC전에서 6이닝 동안 4사구 10개를 허용했다. 투구수 120개 가운데 볼이 62개, 볼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김기태 감독이 직접 다음 경기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었지만, 당시 부진했던 경기 내용은 당사자인 임기준만이 만회할 수 있다. 다시 주어진 선발 기회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지난 경기보다 좋은 내용을 보여줘야 한다.

1군 등판 기록이 많지 않아 확실한 추세로 보기는 어려우나 지금까지는 좌타자에 더 어려움을 겪었다. 피안타율이 우타 상대 0.333(21타수 7피안타), 좌타 상대 0.550이다. 볼넷도 좌타자에게 더 많이(6개, 우타 상대 3개) 허용했다. LG는 양현종을 상대한 15일 경기에서도 오지환 박용택 이병규(7) 이진영을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이는 임기준을 상대할 예정이었던 14일 경기와 같은 라인업이다. 임지섭과 달리 4사구 허용도 많고 피안타율도 높았던 임기준에게는 쉽지 않은 상대다. 

최근 경기를 보면 KIA가 6연승 뒤 5연패, 2연승으로 공동 3위에 오른 반면 LG는 또다시 승률 5할을 1승 남겨두고 미끄러졌다. 현재 6승 8패, 이 가운데 3패를 KIA에게 당했다는 점은 향후 시즌 운영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초반부터 약점을 잡히면 기 싸움에서 유리할 것이 없다. 이 분위기를 임지섭이 바꿀까, 아니면 임기준이 이어갈까(그 전에 가장 중요한 점, 중부지방에 내린 비 예보가 가장 큰 변수일 수도 있다). 

[사진] LG 임지섭 ⓒ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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