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조영준 기자] 유독 아시아에서 성행하는 스포츠가 있다. 이 종목들은 동양인들의 신체 조건에 적합한 특징이 있다. 또한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지만 아시안게임을 통해 관전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생소하지만 대중들의 눈을 끈 종목들이 있었다. '발로 하는 배구'인 세팍타크로와 피구를 연상시키는 카바디가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세팍타크로는 보는 이들의 시선을 매료시켰다.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인 동작이 끊이지 않았고 시종일관 박진감이 넘쳤다. 한국 세팍타크로 대표팀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4개를 수확했다. 우승 문턱에서 네 번이나 주저앉아 아쉬움이 넘쳤다. 하지만 척박한 국내 환경과 저변을 생각할 때 눈부신 성과였다.

오는 23일 전북 군산에서 2014~2015 세팍타크로 슈퍼시리즈 최종전이 개최된다. 나흘 간 동안 진행되는 이 대회는 올 시즌 세팍타크로의 '왕중왕'을 가리는 무대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겪고 있는 세팍타크로가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다시 대중들과 친숙해질 기회이기도 하다.

족구인듯 아닌 듯, 세팍타크로의 정체는?

세팍타크로는 동남 아시아에서 시작됐다. 세팍타크로는 '발로 차다'는 뜻의 말레이시아어 '세팍'과 '볼'의 의미가 있는 '타크로'의 합성어다. 이 종목의 종주국인 태국과 말레이시아다. 현재 태국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도 각종 국제대회에서 태국과 치열하게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세팍타크로를 '족구'와 똑같이 생각한다. 그러나 족구와 세팍타크로는 다른 스포츠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공을 주고받는 경기 방식은 두 종목이 유사하다. 그러나 세팍타크로는 족구와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점이 있고 훨씬 박진감 넘친다.

경기 방식은 배구와 거의 비슷하다. 서브권을 가진 팀이 발로 서브를 구사하며 경기가 진행된다. 이를 리시브한 뒤 발로 볼을 올려 상대팀 코트에 내리꽂는 '3단계 루트'는 배구와 똑같다. 한 세트 승점은 21점이고 2세트를 먼저 따내는 팀이 승리하게 된다.

볼을 모두 발로 다루기 때문에 동작이 역동적이다. 세팍타크로는 경기는 총 3가지로 나뉜다. 팀 당 2명이 출전하는 더블과 3명이 출전하는 레구 그리고 팀 경기(3개의 레구 경기로 진행) 등이 있다.

더블의 경우 공격을 주로 하는 포지션인 킬러와 볼을 올려주는 피더로 구성된다. 3명이 나서는 레구는 기존 포지션인 킬러, 피더에 테콩이 추가된다. 테콩은 후위에서 리시브와 서브를 전담한다. 상황에 따라 공격을 할 수 있지만 전위에 위치한 킬러와 피더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테콩이 서브를 넣을 때의 모습은 마치 태권도의 한 장면을 연상케한다. 강한 서브를 넣기 위해 발을 높게 들어 상대 코트 쪽으로 찬다. 레구의 경우 상대편 테콩이 이를 받아 전위 쪽으로 볼을 넘기면 피더를 이를 킬러에게 올려준다. 세팍타크로의 백미는 킬러의 역동적인 공격이다. 피더가 올려준 볼을 강하게 상대 코트에 내리 꽂는 모습은 족구와 분명히 차이가 있다.

세팍타크로의 볼은 나무줄기로 엮은 듯한 특수 플라스틱 공을 사용한다. 손이 아닌 발을 이용해 랠리가 오고가는 모습은 박진감이 넘친다. 경기 규칙은 간단하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은 절대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손을 제외한 전신을 활용해 총 3회(리시브-토스-공격) 이내에 상대편 코트로 볼을 넘겨야 한다.

태국-말레이시아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 세팍타크로의 현주소는?

군산에서 열리는 세팍타크로 슈퍼리시즈 최종전에는 총 12개 국가가 출전한다. 참가국의 출전 자격은 세계랭킹 8위 이내에 진입해야 한다. 남자부는 총 8개국(대한민국,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중국, 일본, 베트남)이 우승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여자부는 6개국(대한민국, 태국, 말레이시아, 일본, 베트남)이 출전국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출전국에서 알 수 있듯 이 종목은 동남아시아에서 성행하고 있다. 기존의 강호인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물론 미얀마와 인도네시아도 강호로 떠오르고 있다. 동남아시아 팀들이 치열하게 우승경쟁을 펼칠 때 한국이 다크호스로 나섰다. 한국은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12년 만에 금메달을 노렸지만 은메달 4개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전통의 강호인 태국의 벽이 워낙 높기 때문에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번 슈퍼시리즈 최종전에서 한국은 메달 획득은 물론 우승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인 세팍타크로의 국내 저변은 취약하다. 태국의 경우 국민들이 일상 스포츠로 세팍타크로를 즐기고 있다. 이러한 저변에서 나오는 선수층은 탄탄하다. 반면 국내에서 세팍타크로를 전문적으로 하는 선수는 300~4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은 아시안게임 같은 이벤트에서만 '반짝 주목'을 받고 있다.

홈에서 열리는 이번 슈퍼시리즈 최종전에서 한국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까.

[사진] 대한세팍타크로협회 국제세팍타크로연맹(ISTA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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