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10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후랭코프가 역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외국인 투수 후랭코프가 컷 패스트볼(커터)로 보다 강력한 투수로 업그레이드됐다.

후랭코프는 올 시즌 다승왕(18승)이다. 하지만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하는 투수라는 약점이 있었다. 후랭코프는 풀 시즌을 소화했지만 150이닝을 넘기지 못한 채 149.1이닝에 머물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후랭코프는 더욱 압도적인 투구로 한 단계 성장한 경기력을 보여 줬다.

5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6.2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0일 5차전에서도 6.1이닝(2실점 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5차전 투구 역시 대단한 역투였다.

탈삼진 능력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2차전에서는 10개나 잡아냈고 5차전서도 9개의 탈삼진을 유도해 냈다. 삼진도 많이 잡으며 투구수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역투였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중심엔 커터가 있었다.

시즌 중만 해도 커터 비중이 이렇게까지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절반 가까운 공을 커터로 던질 만큼 커터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고, 그 선택은 매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정규 시즌에서 후랭코프는 커터를 18% 정도 던졌다. 체인지업보다 적은 수치였다. 주요 구종이기는 했지만 주력 구종이라고 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SK와 한국시리즈에서 그의 커터 비중은 절대적인 수치까지 치솟는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후랭코프는 99개의 투구수 중 52개의 공을 커터로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은 13개에 불과했다. 빠른 공 계열의 공의 절반 이상이 커터였던 셈이다.

결과도 대단히 위력적이었다. 이날 후랭코프가 잡아낸 삼진 9개 중 6개가 결정구를 커터로 삼은 것이었다.

그럼 어떻게 커터는 후랭코프의 주 무기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일까. 어떻게 위력이 업그레이드가 됐는지를 알아보면 답이 나올 수 있다.

우선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 길어졌다. 정규 시즌에서 1.79m였던 후랭코프의 익스텐션은 SK를 맞아 1.82m로 3cm 길어졌다. SK 타자로서는  좀 더 앞에서 뿌리며 보다 늦게 변하는 커터를 상대하게 됐다는 걸 뜻한다.  

낮 경기에선 피안타율이 더욱 낮게 형성됐다. 낮 경기의 커터 피안타율은 9푼1리에 불과했다. 반면 슬라이더는 피안타율이 3할8리나 됐다. 각도를 줄이고 스피드를 끌어올린 커터의 비중을 크게 늘린 이유다. 한국시리즈서 후랭코프의 슬라이더는 버린 구종이 됐다.  

후랭코프 커터의 가장 큰 장점은 회전이 강하게 걸린다는 점이다. 평균 구속은 140.7km로 준수한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높은 회전력으로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메이저리그의 커터 평균 회전수는 2331rpm이다. 하지만 후랭코프는 2490rpm을 기록했다. 커터가 보편화돼 있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 수준을 100rpm 이상 웃도는 회전력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회전이 강하다 보니 다양한 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타자 앞에서 옆으로(왼쪽) 변하는 커터도 가능하고 종으로 떨어지는 궤적까지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후랭코프가 커터를 던진다는 것을 알고도 칠 수 없는 이유다. 워낙 변화가 다양하게 일어나니 타자가 대처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후랭코프 커터는 수직 무브먼트가 21cm나 된다. 고속 슬라이더가 주 무기인 김광현의 슬라이더 수직 무브먼트가 16cm다. 변화의 폭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또한 꺾이는 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후랭코프는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커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단점이던 이닝 소화 능력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후랭코프가 내년 시즌에도 KBO리그에서 뛴다면 단연 화두는 '커터'가 될 것이다.

-자료 제공 : 애슬릿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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