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김건일 인턴기자] ‘제2의 킹 펠릭스’ 타이후안 워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애틀 매리너스가 강해지고 있다.

지난 시즌 단 한 경기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 시애틀이 거둔 승수는 87승. 그 중 선발 투수가 거둔 승수는 62승이다. 산술적으로 2승만 더 거뒀다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답이 나온다. 특히 5선발 제임스 팩스톤-에라스모 라미레즈가 거둔 승수가 7승에 불과한 점이 아쉬웠다.

시애틀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 적기라는 평을 받는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에이스’ 존 레스터가 이탈했고, 지구 우승팀 LA 에인절스는 특별한 전력보강을 하지 않았다. 반면 시애틀은 지구 우승을 위해 지난 시즌 약점이었던 4번 타자 자리에 넬슨 크루즈를 영입. 로빈슨 카노 - 크루즈 - 카일 시거로 이어지는 강타선을 구축했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전체 2위를 기록한 투수진은 건재하고 마무리 페르난도 로드니가 버티는 뒷문도 단단하다.

올 시즌 시애틀이 우승을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는 '5선발'을 찾는 일이다. 이미 로이드 맥클런던 감독은 "워커와 엘리아스를 포함한 8명의 선수를 경쟁시킬 것"이라 공언했다. 5선발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시점에서 '제 2의 킹 펠릭스' 워커가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완벽투를 거듭하며 성장을 입증하고 있다. 4차례 시범 경기에서 12이닝 동안 워커가 허용한 안타는 단 4개, 삼진은 13개다. 평균구속 95마일의 빠른 공으로 상대 타선을 완전히 압도하는 모습이다. 반면 지난 시즌 10승을 올리며 올 시즌 가장 유력한 5선발 후보로 주목받았던 엘리아스는 7⅔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13개의 안타와 4실점을 내줬다. 워커가 단연 앞서나가는 형국이다.

워커는 20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를 4이닝 무실점으로 마치고 인터뷰에서 “느낌이 매우 좋았다”고 운을 떼며 “직구만 던지는 느낌이 들었던 찰나 릭 웨이스 투수코치가 올라와 변화구를 섞어 던지라고 조언했다. 이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던져 타자들을 제압했다”라고 밝히며 자신의 경기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지켜본 맥클런던 감독 역시 워커에 대해 “직구는 약간 불안했지만 다른 구질들이 매우 훌륭했다. 특히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것이 매우 좋았다”라고 평했다. 이어 “워커는 투구 시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칭찬을 빼먹지 않았다.

워커는 2010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3번으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지명됐다. 구단은 덩크 하는 농구 선수로 이름을 알렸던 워커의 탄탄한 체격에 주목해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잇는 재목으로 평가했다. MLB닷컴 역시 당시에 워커를 100명의 유망주 중 8위에 올려놓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구단은 농구선수 출신으로 투수 경험이 많지 않았던 워커가 성장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92년생인 워커는 92-98마일(148km-157km)에 형성되는 직구와 함께 체인지업, 커브와 같은 변화구를 익히고 완급조절을 하는 법을 배우며 빠르게 성장하면서 구단을 놀라게 하고 있다.

워커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보이는 모습은 '5선발 후보'가 아닌 그 이상의 활약이다. 워커가 지금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시애틀은 장기적으로 에르난데스(28)-팩스톤(22)-워커(26)로 이어지는 '평균구속 95마일' 젊은 선발진을 통해 오랫동안 컨텐더 팀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5선발 부재로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는 시즌을 반복할지, 오랜 기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패권을 잡을 수 있을지는 워커의 오른팔에 달렸다.

[사진] 타이후안 워커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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