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이성열이 19년 선수 생활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한화는 28일 이성열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고 밝혔다. 이성열은 지난 14일 대전 NC전에서 3회말 만루홈런을 친 것이 현역 마지막 타석이 됐다. 그는 다음날인 15일 말소되고 다시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순천 효천고를 졸업하고 2003년 2차 1라운드로 LG에 입단한 이성열은 2008년 두산, 2012년 넥센(현 키움), 2015년 한화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한화에서는 2018년 주장을 맡기도 했고 올해는 최고령 선수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었다.
통산 성적은 1506경기 4134타수 1047안타(190홈런) 타율 0.253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34홈런 102타점으로 데뷔 후 유일한 30홈런-100타점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올해 성적은 46경기 2홈런 20타점 타율 0.210이었다.
올해 그가 때려낸 홈런 2개는 모두 만루홈런이었다. 시즌 타율은 낮았지만 득점권 25타수 10안타(2홈런)로 4할 타율을 보여줬던 이성열은 해결사 능력에도 어린 선수들의 경험을 우선시하는 구단 기조에 따라 올해까지였던 FA 계약기간을 채 채우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이성열은 2015년 4월 9일 넥센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되자마자 4회 대타 적시타에 이어 6회 2사 1루에서 역전 투런포를 터뜨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이성열이 한화에서 보낸 6년은 홈런으로 시작해 홈런으로 끝난 셈이다.
28일 은퇴 소식이 알려진 뒤 연락이 닿은 이성열 역시 "한화에 와서 홈런으로 인사하고 홈런으로 끝냈다"며 미소지었다. 이성열은 "개인적으로 야구하면서 가장 오래 한 팀에 있었던 게 한화다. 2018년 가을야구도 했고 주장도 해봤다. 개인적인 성적도 좋았던 곳"이라며 한화에서 남긴 추억을 되돌아봤다.
이성열은 "어느새 야구를 19년이나 했더라. 오래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 은퇴하는 건 아쉽긴 했지만 구단에서 (은퇴) 제의를 받고 2주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괜찮아진 것 같다. 팬들에게는 잊을 만하면 홈런을 날리던, 장타를 쳐내던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성열은 다음주부터 퓨처스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이성열은 "그동안 생각해온 것처럼 지도자가 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절차가 있지 않나. 이런저런 것들을 경험하다보면 뭐든 도움이 될테니까 많이 도전해보고 싶다"며 제2의 야구 인생을 맞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여러 팀에서 쉽지 않은 현역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았던 이성열은 올해 팀의 '대변혁' 속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누구보다 굵은 땀을 흘렸지만 그 역시 세월의 공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성열이 이제 베테랑 야구선수의 옷을 벗고 새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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