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박용택이 19년 커리어를 마쳤다. 끝내 우승이라는 마지막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육성 응원이 금지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LG 팬들은 간절한 외침을 참지 못했다. "박용택! 박용택!" 19년 동안 LG를 빛낸 전설과의 작별을 받아들이는 마지막 외침이었다. 

LG 트윈스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두산 베어스와 2차전에서 7-9로 졌다. 4회초까지 0-8로 끌려가다 6회 7-8까지 추격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7회와 8회 모두 선두타자가 출루하며 동점을 노렸지만 끝내 1점이 나지 않았다. 9회에는 번트 수비에서 나온 실책과 본헤드 플레이로 허무하게 추가점을 내줬다. 

LG는 이번 패배로 2020년을 마무리했다. 박용택의 현역 마지막 경기이자, 마지막 홈경기였다. 박용택은 8회 유강남의 대타로 나와 3루수 파울플라이를 치는 것으로 자신의 타석을 마쳤다. 

그러나 LG 팬들은 박용택을 보며 차마 한숨을 쉬지도 못했다. 마지막 타석이라는 것을 알기에 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박용택은 허무한 듯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LG는 이어진 1사 2루 기회에서 동점에 실패하고 말았다. 

박용택을 향해 두산 오재원도 경의를 표했다. 그는 "늘 존경했다. 상대 팀이지만 꾸준히 하는 것 자체로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계속 움직이고 몸 풀고 계시더라. 선배한테는 찬스가 안 가길 바랐다. 뭔가 터질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경기 전 "끝나고 수훈 선수 인터뷰 때 다시 오겠다"며 애써 웃어보이고, "뭐든 좋은 결과를 내고 이기는 것이 내가 그리는 그림이다"이라고 했던 박용택은 그렇게 커리어를 마감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모두 대타로 나왔지만 꿈꾸던 시원한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LG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 그의 이름을 외쳤다. KBO리그 최다 출전, 최다 안타 기록 등 수많은 누적 1위 기록을 보유한 전설과의 작별을 힘겹게 받아들였다. 박용택도 눈물을 글썽이며 선수로서 유니폼을 입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제는 후배들이 박용택의 간절한 바람을 이어받았다. 박용택은 1994년 이후 우승이 없는 팀에 자극제가 되기를 원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시즌 전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올해는 가을 야구 하겠다'고 했는데, 지나고 나니까 창피했다. 다른 팀은 우승을 말하는데 우리는 절반이 하는 가을 야구를 목표로 하고 있더라. 프로야구 선수가 4위, 3위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은퇴한 뒤에도 항상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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