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민호.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이민호는 데뷔 후 41이닝 동안 홈런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28개의 피안타 가운데 장타는 2루타 5개가 전부였다. 그만큼 타자를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이 기록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깨졌다. 2회 무사 1루에서 최주환에게 던진 낮은 직구가 선제 2점 홈런으로 돌아왔다. 몸쪽 낮은 쪽으로 던진 공이었는데 최주환이 정확하게 공략했다. 

이민호와 최주환의 두 번째 대결은 마치 두 사람의 자존심 싸움 같았다. 한 타석이 8분 넘게 이어졌다. 최주환이 타석에 들어선 순간부터 볼넷을 얻어내기까지 걸린 시간이 약 8분, 투구 수는 16개다. 

최주환은 파울만 11개를 쳤다. 첫 3구에 볼카운트 1-2로 몰렸는데도 무서울 정도로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민호 역시 쉽게 물러서지는 않았다. 올해 45이닝 동안 볼넷 22개를 내줬고, 풀카운트 타석이 33번이나 됐던 이민호지만 최주환과 두 번째 타석에서 풀카운트가 된 것은 14구째였다. 피하지도 흔들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 타석에서 이민호의 구속은 점점 빨라졌다. 

144km에서 146km, 그리고 119km 커브로 타이밍을 흔든 뒤 다시 147km. 13구는 150km가 찍혔다. 이날 이민호가 던진 가장 빠른 공이 150km였는데, 4회 최주환 타석에서도 다시 한 번 자신의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결과는 볼넷이었지만 신인 이민호의 승부욕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괜히 "내가 본 이민호는 팬들이 오면 더 잘 던질 선수"라고 한 것이 아니었다. 

이민호는 5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최주환에게 맞은 2점 홈런을 빼면 실점이 없었다. 전투력 넘치는 신인 이민호가 LG의 4-3 승리와 469일 만의 두산 상대 3연전 위닝시리즈를 도왔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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