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구본혁은 오지환의 공백을 메울 첫 번째 카드다.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3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처지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22일 두산전에서 2루를 훔치다 왼쪽 무릎 내측 측부 인대 부분손상 진단을 받았다. 3주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으니 회복 속도가 갑작스레 빨라지지 않는다면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투명하다. 

LG 류중일 감독은 "잘 하고 있을 때 다쳤다"며 안타까워했다. 수비는 리그 최고 수준이고, 여기에 전반기까지 골칫거리였던 타격까지 감을 잡은 오지환이었다. 

오지환은 9월 들어 고감도 타격감을 유지하면서 12경기 타율 0.421, OPS 1.156을 기록하고 있었다. 볼넷 10개로 최다 1위. 삼성 다린 러프, KIA 최형우 같은 거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도루 역시 8개로 최다 1위였는데, 이 8번째 도루가 오지환의 가을 야구를 앗아갔다.

23일 한화전 유격수는 구본혁이 맡았다. 구본혁은 올해 유격수로 68이닝에 나와 실책이 하나도 없었다. 대학 시절 주 포지션이 유격수였던 만큼 오지환의 수비 공백을 가장 안정적으로 메울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 LG 구본혁 ⓒ 곽혜미 기자
류중일 감독은 구본혁이 올해 갓 데뷔한 신인인 점을 고려한 듯 "앞으로 4위가 확정되면 구본혁은 경기 후반에 빼주면서 체력 관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경기 후에는 유지현 수석코치가 구본혁의 과외 선생님을 자처했다. 두 사람은 경기가 다 끝난 뒤 다시 그라운드로 나와 유격수 수비 위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유지현 코치는 직접 시범을 보이며 타구 처리 요령을 설명했다. 구본혁은 유지현 코치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들의 과외는 길지 않았다. 그라운드에 불이 다 꺼질 때까지 5분 남짓한 짧은 시간. 펑고를 받는 과정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평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는 점에서 LG가 느끼는 위기의식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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