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여의도, 조영준 기자/김성철, 김효은 영상 기자] "한국 댄서들은 굉장히 잘합니다. 비보이-비걸 장르도 이제는 대중들이 많이 알고 있어요. 다른 나라 친구들은 어린 선수들이 대를 이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우리는 점점 어린 선수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문화(춤을 추는)는 좋은 문화입니다. 앞으로 인식이 바뀌어서 좋은 댄서들이 계속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한국의 '댄스 문화'는 널리 알려졌다. 이러한 문화는 대중음악에 국한되지 않는다. 비보이들이 펼치는 '댄스 경연'에서도 한국은 세계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 레드불 비씨원 2019 비보이 부문에서 우승한 주터줏(박민혁, 왼쪽)과 비걸 우승자인 옐(김예리, 오른쪽) ⓒ 여의도, 곽혜미 기자

▲ 레드불 비씨원 2019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비보이 세계랭킹 1위 윙(김헌우) ⓒ 여의도, 곽혜미 기자

각종 비보이 국제 대회를 석권했던 김헌우(32, 진조 크루, 비보이 닉네임 윙)는 '춤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세계 최강을 지킬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비보잉 최강자를 가리는 '레드불 비씨원 2019(Red Bull BC One 2019)' 한국 대표 선발전이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여의도 위워크 여의도역에서 진행됐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비보잉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회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비보이, 비걸 결승이 진행됐다. 일대일 배틀로 진행된 경기에서 '춤의 고수'들은 화려한 퍼포먼스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유도했다.

김헌우와 더불어 한국 비보이를 대표하는 김홍열(34, 드리프터즈크루, 비보이 닉네임 홍텐)은 "올해는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출전해 신선했다. 또한 많이 발전한 기량을 보여줘 좋았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비보이의 경우 한국은 언제나 세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김홍열은 "비보잉은 오늘의 우승자가 내일 탈락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비보이는 항상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미국 프랑스 일본 등과 경쟁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한국 비보이는 전망이 좋다"고 덧붙였다.

▲ 레드불 비씨원 2019 비보이 우승자 주터줏(박민혁) ⓒ 여의도, 곽혜미 기자

이번 레드불 비씨원 비보이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는 박민혁(24, MB 크루, 비보이 닉네임 주티줏)은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신 윙(김헌우) 형님이 제 롤 모델이다. 앞으로 저도 저 자리에 앉는 것이 최종 목표고 영광스러웠다"고 밝혔다.

박민혁도 좋은 후배가 계속 나오려면 '춤을 보는 시선'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비보이들의 실력은 세계 어디에도 지지 않는다. 그런데 아직도 춤을 추는 것을 안 좋게 보는 이미지가 있다"며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자녀들을 태권도처럼 비보잉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비보잉 대회는 춤을 좋아하는 이들의 축제다. 이들은 일대일 배틀이 끝난 뒤에는 서로를 격려하는 성숙한 자세로 매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비걸 부문에서 우승한 김예리(19, 겜블러즈 뉴제네레이션, 비걸 닉네임 옐)는 비보이 못지 않은 강하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예리는 "원래는 방송 댄서로 시작했는데 남자 아이돌들의 춤을 좋아했다. 에너지를 더 내야 할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우연히 비보이 공연을 봤고 시작하게 됐다"며 비걸의 길로 들어선 계기를 설명했다.

▲ 레드불 비씨원 2019 비걸 우승자 옐(김예리) ⓒ 여의도, 곽혜미 기자

그는 "(비보이와 비교해) 아직 한국은 세계에서 유명한 비걸이 없다. 일본이 강세인데 월드 파이널에 진출하면 한국에도 잘하는 비걸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브레이크 댄스(비보잉)는 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유스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또한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젊은 층을 겨냥해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김홍열은 "지금처럼 대회에 계속 출전하고 도전하는 것이 목표다. 올림픽도 나가고 싶은데 그때 가봐야 알 거 같다. 올해 레드불 비씨원이 성황리에 끝났는데 내년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한다"며 비보잉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스포티비뉴스=여의도, 조영준 기자/김성철, 김효은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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