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발군의 기량으로 팀 로테이션을 이끌고 있는 앙헬 산체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타격이 극심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서도 승률 6할6푼7리(12승6패1무)라는 고공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마운드, 더 정확히 말하면 선발진의 분전 덕이다.

당장 답답한 면은 있어도 SK가 상위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근거다. 선발이 강한 팀은 연패는 최소화하고, 연승은 길게 이어 갈 토대를 만들 수 있다. 지난해도 4.17의 선발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리그 1위였던 SK다. 2위 키움(4.73)과 꽤 큰 차이가 났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올해도 이 위용을 이어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SK는 지난주 선발투수들이 맹활약했다. 5명이 각각 한 차례씩 등판해 모조리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쓸어담았다. 김광현은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점), 앙헬 산체스는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8이닝 무실점, 브록 다익손은 12일 인천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선전했다. 

이어 박종훈이 13일 인천 KIA전에서 7이닝 1실점, 마지막 주자인 문승원이 14일 인천 KIA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전원 QS를 완성했다. 5경기 평균자책점은 1.91에 불과했다. 

이 와중에도 2승2패1무를 기록한 것은 아쉽지만, 적어도 경기 초반은 마음을 놓고 볼 수 있었다는 의미다. 단순히 지난주의 일시적 호투도 아니다. SK 선발진은 올해 2.4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역시 리그 1위다. 리그 최하위권인 KIA(5.16), 한화(5.06)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오히려 에이스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이 가장 안 좋을 정도로 나머지 네 선수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외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산체스는 4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 투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메릴 켈리의 대체자격인 다익손도 초반 제구 난조를 이겨내고 서서히 정상궤도를 찾고 있다. 4경기에서 승리는 없으나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세 선수를 받치는 두 국내 투수는 더 강력해졌다. 켈리의 이탈, 김광현의 초반 일시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SK 선발진이 최고를 유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다. 박종훈은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9, 문승원은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이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보면 전원이 에이스 자격을 갖추고 있다. 상대 팀이 봤을 때는 숨 막히는 로테이션이다.

승리가 부족해 아쉽기는 하다. SK 선발진은 올해 11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합작했으나 4승3패에 머물렀다. 비슷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LG(8승)나 키움(7승)에 비해 떨어진다. NC는 퀄리티스타트 7번으로 9승을 따내 비교된다. 다익손 박종훈 문승원은 아직 첫 승조차 신고하지 못했다.

하지만 타선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박종훈은 “타자들이 언젠가는 쳐 줄 것”이라고 기대를 건다. 타자들이 잘 쳐서 승리를 따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문승원 또한 “내 투구 내용이 더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어차피 지난해도 승운이 그렇게 잘 따르지는 않았던 SK 선발진이라 큰 동요는 없다. 지금 투구 내용을 유지한다면,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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