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일주일을 보낸 KIA 최형우는 이번주 반등에 도전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잘 맞은 타구였지만 하필이면 그 자리에 수비수가 있었다. 1루 베이스를 향하는 최형우(36·KIA)의 발걸음은 먼저 도착한 공에 그 이상을 가지 못했다.

KIA 부동의 4번 타자 최형우는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회와 3회는 2루 땅볼로 물러났고, 5회에는 삼진, 그리고 7회에는 좌익수 뜬공에 머물렀다. 첫 두 타석은 수비 시프트까지 괴롭혔다. 2루 베이스 쪽을 포기하고 아예 내야 밖으로 나간 2루수 최항이 최형우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냈다. 7회에는 타구를 멀리 보냈으나 더 뻗지 못했다.

그나마 팀이 우세 3연전(2승1무)으로 주말을 끝내서 다행이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악몽의 일주일을 보냈다. 5경기에 모두 출전했으나 21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에 머물렀다. 13일 인천 SK전에서 9회 친 우전안타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SK 1루수 제이미 로맥이 더 집중력을 가졌다면 안타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지난주까지 2할6푼7리였던 타율은 이제 1할9푼7리까지 떨어졌다.

12일 인천 SK전에서는 6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격 슬럼프가 완연하다. 12일에는 3루수 파울 플라이만 3개를 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3루수 파울 플라이는 전체적인 타이밍이 늦다는 것을 의미한다. 14일 타구질이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시프트를 뚫을 만한 위력은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성적은 ‘당황스럽다’에 가깝다. 최형우는 18경기에서 타율 1할9푼7리, 출루율 2할8푼9리, 장타율 0.303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592에 불과하다. 지난해 최형우의 OPS는 0.963이었다. 10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득점권 타율은 1할3푼6리로 역시 떨어진다. 삼진율도 지난해 16.5%에서 올해 19.7%로 올랐다.

하지만 KIA에서 최형우를 대체할 만한 선수는 없다. 김기태 KIA 감독도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김 감독은 13일과 14일 최형우를 지명타자가 아닌 좌익수로 투입했다. 이범호의 지명타자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점도 있지만, 최형우가 수비를 하며 기분전환을 하라는 속내도 있었다.

KIA는 주말 3연전에서 새 얼굴들의 대활약으로 2승을 챙겼다.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최형우가 없는 타순 구상은 상상할 수 없다.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다고 하더라도 주축 타자가 해야 할 몫이 반드시 있다. KIA 타선이 침체를 완전하게 벗어나려면 결국 최형우가 살아나야 한다. 악몽의 시간이 빨리 끝나야 KIA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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