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과 우완 이영하(오른쪽). 이영하는 요즘 박세혁과 사인이 잘 맞아 더 신이 나서 공을 던진다고 밝혔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요즘 (박)세혁이 형이랑 사인을 맞추는 게 재미있어요. 형이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을 사인을 내주니까 더 신나게 던지는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5선발 이영하는 요즘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즐겁다. 포수 박세혁과 사인을 맞추며 한 이닝 한 이닝을 버텨 나갈 때마다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선발로 전향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긴 휴식일이다. 선발 5명 로테이션이 돌아가면 중간에 4~5일은 쉬어야 한다. 마음 같아선 매일 매일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데, 휴식일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요즘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게 즐겁다. 

이영하는 계속 등판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2승 20이닝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했다.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8이닝 무실점 호투로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을 새로 썼다. 완봉승도 노릴 만했지만, 시즌을 길게 본 벤치의 결정을 수긍하고 따랐다. 두산은 8-0으로 이기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이영하는 "시즌은 기니까 분명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5선발이지만 로테이션을 안 거르고 긴 이닝을 던지는 게 목표였다. 8이닝이면 길게 던진 거니까 뿌듯하다. 야수 형들이 점수 차가 많이 났는데도 긴장을 풀지 않고 도움을 주셔서 감사했다"고 이야기했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2016년 신인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영하는 우완 정통파 기대주였다. 지명 당시 팔꿈치가 좋지 않았지만, 두산은 일단 이영하를 품고 수술과 재활을 도왔다. 이영하는 시속 150km에 연연하지 않고 제구를 다듬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입단 뒤로는 포크볼을 추가하며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이영하는 2017년부터 차근차근 불펜에서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데뷔 첫 10승을 달성했다.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일찍이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온 이영하는 "이제는 잘 풀릴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입단 첫해 수술도 하고, 어떻게 보면 고생을 많이 했다. 선발 기회가 왔는데, 어떻게든 잡아서 이 자리가 내 자리가 될 수 있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이영하를 선발로 낙점하며 "지난해 경험(10승)이 올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느냐, 부담으로 이어지느냐는 본인에게 달렸다"고 이야기했다. 이영하는 부담을 느끼기는커녕 마운드에서 재미를 느낄 정도로 성장하며 선발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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