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대전 신 구장 부지를 발표하는 허태정 대전시장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대전 신 야구장 입지가 발표됐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 야구장인 '대전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부지를 한밭종합운동장으로 최종 결정했다. 한밭종합운동장은 현재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바로 옆에 있다. 시는 동구 대전역, 유성구 구암역, 유성구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대덕구 신대동 등 지역을 놓고 용역 평가에 착수했다.

경제성, 입지 환경, 사업실현성, 도시 활성화 효과 등을 평가한 가운데 한밭운동장이 적정 부지로 선정됐다. 대전시는 2020년까지 행정 절차를 마치고 2025년 개장을 목표로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 2만2000석 규모 구장 건설에 총 136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편성됐다. 국비 300억 원, 시비 660억 원, 민간 4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허 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보문산관광벨트 활성화와 신 구장 건립을 내세우면서 시작된 신 구장 건립 계획은 대전시가 5개 구역을 용역 평가 후보지로 정하면서 지역 정치인들 간의 갈등으로 번졌다. 삭발에 단식까지 난무했던 '지역이기주의'가 심화된 끝에 신 구장이 결정된 것.

이 과정에서 이 구장을 쓸 한화 이글스는 평가 요소에서 배제돼 한 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씁쓸한 대목. 한화가 그동안 불편한 점으로 꼽았던 주차 공간 부족(현 800대), 주변 도로 교통 체증 문제, 부족한 좌석(현 1만3000석) 등 문제가 거의 해소되지 않았다. 신 구장 건축에 한화가 얼마를 부담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장 건립이 정치 게임으로 번진 것은 대전 뿐만 아니다. NC 다이노스는 신 구장 이름을 '마산야구센터 창원 NC 파크 마산구장'으로 복잡하게 짓는 것을 막지 못하고 정치인들의 지역 싸움을 지켜만 봐야 했다. KIA 타이거즈가 쓰는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역시 예전 시유지라는 이유로 무등야구장 바로 옆에 지으면서 대중 교통과 접근성 문제, 교통 체증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한밭운동장을 철거하고 지으면서 운동장 규모 상 새로 짓는 구장이 2만2000석 규모에 불과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야구장은 쉽게 지을 수 있는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 지을 때 부지의 규모와 관중석 규모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고척 스카이돔도 부지 크기 문제 때문에 국내 유일의 돔 구장이지만 1만7000석에 불과하다. 비싼 대여비와 달리 수익이 적지만 서울시가 고척돔 완공과 동시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목동야구장 사용 계약을 맺으면서, 히어로즈는 쫓기듯 목동야구장을 비워줘야 했다.

야구장을 짓는 것은 단지 정치적, 경제적 문제로 해결되는 것만은 아니다. 홈 팬들의 접근성과 원정 팬들의 접근성, 지역 주민 경제 활성화, 주변 환경 문제 등이 골고루 반영돼야 한다. 특히 지난해 홈 72경기 중 매진 20차례를 기록하는 등 '한화 이글스'라는 브랜드가 대전에서 갖는 인기도를 고려할 때, 운영 구단이 필요로 하는 사항이 더욱 반영돼야 한다. 대전 새 구장도 다른 지역의 정치 싸움을 따라가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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