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드를 요청한 이용규. 당장은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4)가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개막을 앞두고 커다란 이슈가 생겼다. 트레이드 혹은 방출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도 관심사다. 

‘스포티비뉴스’ 단독 취재 결과 이용규는 최근 두 차례나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한용덕 감독과 면담 자리에서 처음으로 의사를 밝혔고, 15일 구단 관계자와 만나 자신의 뜻을 다시 전달했다. 이용규는 트레이드가 여의치 않을 경우 방출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어떤 결정이 있을 때까지 2군에서 훈련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이용규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내가 입을 열 단계는 아니다. 팀을 떠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렸을 뿐”이라고 했다. 왜 트레이드 혹은 방출을 요구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구단 혹은 코칭스태프와 갈등이 있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그것이 아니라면 지금 단계에서 트레이드를 요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용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 2+1년 총액 최대 26억 원(계약금 2억 원·연봉 4억 원·인센티브 연간 최대 4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새 계약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나온 트레이드 요구다. 때문에 이용규도 후폭풍을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트레이드를 요청할 만한 '결정적' 사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어쨌든 선수는 팀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이제 한화도 그냥 흘려들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실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론적으로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그래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직 한화도 내부 교통정리가 끝나지 않아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제 막 알려진 사실이라 다른 구단도 구체적 반응을 보일 때가 아니다. 다만 “한화가 양보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첫 전망이 나온다. 여러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탓이다.

이용규는 2015년에 124경기에서 타율 3할4푼1리, 2016년에는 113경기에서 타율 3할5푼2리라는 고타율을 기록했다. 출루율도 모두 4할을 넘겼다. 건강하면 자신의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134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 3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11에 머물렀다. 2016년 4할3푼8리였던 출루율이 지난해 3할7푼9리로 뚝 떨어졌다.

구단들은 더 이상 전통적인 이른바 ‘클래식 스탯’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세이버매트릭스로 대변되는 새 개념에 눈을 떴다. 후자에서 이용규의 지난해 성적을 매력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30대 중반의 나이다. 가진 기량과 경험과는 별개로, 지난 FA 시장에서 증명됐듯이 최근 KBO 리그 트렌드는 베테랑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인센티브는 그렇다 쳐도 기본 4억 원의 연봉도 승계해야 한다. 

트레이드 요구가 외부로 알려지면서 한화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변수다.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갈수록 불리해지는 쪽은 한화다. 선수의 불만이 알려진 상황에서 다른 구단이 합리적인 카드를 제시할지 미지수다. 그렇다고 권혁(두산) 사례처럼 다시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기도 부담스럽다. 선수단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시각이다. 이처럼 트레이드까지는 수많은 난관을 넘겨야 한다.

방출도 쉽지 않다. 한화가 FA 투자액을 모두 날리기 때문이다. 이용규로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수 있지만, 반대로 한화로서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다. 이를 종합하면 어떤 결론이 당장 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분간 시간을 두고 사태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이용규도 일단 전력에서 제외될 공산이 커 보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