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우완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26)는 그동안 팀의 '개구쟁이'를 담당해왔다.

막냇동생처럼 어리광을 부려도 귀여움을 받는 성격으로 선배들에게도 격의 없이 장난을 쳤다. 반면 마운드에서는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으로 상대 타자들을 매섭게 제압하는, 두 가지 매력이 있었다.

그러던 한현희의 표정이 신중해졌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쉼없이 치던 장난도 줄어들었다. 올 시즌부터 한현희는 키움의 투수조장을 맡았다. 지난해까지 투수조장이었던 김상수가 팀의 주장이 되면서 한현희가 투수조장을 넘겨받았다.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한현희는 "이제 장난을 못 치겠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조용히 지냈다. 다른 때는 몰라도 다같이 훈련할 때는 조금 신중해진 느낌"이라고 스스로 달라진 점을 털어놨다. 특히 후배들 앞에서는 언행도 조심하게 된 게 투수조장으로서 느낀 변화다.

그만큼 그라운드 위에서도 책임감이 커졌다. 한현희는 "보직이 생겼다고 해서 크게 다른 건 없지만 이제 다시 불펜 투수로 돌아간 만큼, 예전 홀드왕 때 한현희가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다시 돌아왔는데 아무 평가도 못 받으면 안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현희는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에 나와 2세이브 무실점을 기록하며 구위를 뽐내고 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이 말한 한현희 기용법은 중간에서 팀의 위기 때 흐름을 끊어줄 수 있는 투수. 한현희는 "불펜으로서 내 임무는 실점 없이 팀 승리를 지키는 것이다. 타이틀은 감독님이 챙겨주시는 거다. 나는 평균자책점을 낮추고 팀이 많이 이기면 좋은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한현희는 마지막으로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서 많이 응원해주시면 저희도 신날 것 같다. 팬들과 선수들에게는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올 시즌도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주시길 바란다"며 팬들의 응원을 부탁하는 성숙한 인사도 남겼다.

키움에는 오주원, 이보근, 김상수, 신재영 등 한현희보다 나이가 많은 투수도 많지만, 올 시즌 한현희가 투수조장을 맡으면서 젊은 팀이라는 이미지가 더 부각됐다. '어린 조장' 한현희가 무거워진 책임감을 마운드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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