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배재준은 서울에서 꼭 해야만 하는 일들만 마치고 바로 본가가 있는 대구로 내려갔다. 내년 시즌 준비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SPOTV NEWS
▲ LG 배재준 ⓒ SPOTV NEWS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야구 선수들은 월급을 열 달만 받는다. 12월과 1월은 공식적으로는 임금이 나오지 않는 비활동 기간이다. 선수들은 이 시기가 더 바쁘다고 고개를 젓는다. 평소 못 만나던 친구들과 약속도, 야구계 사람들의 결혼식도 이 두 달 동안 몰려 있다. 

LG 오른손 투수 배재준은 12월과 1월까지 달력이 꽉 찼다. 밀린 약속과 결혼식은 2순위다. 내년 시즌 준비가 1순위다. 당장 5일부터 본가가 있는 대구로 내려가 내년 준비를 시작하기로 했다. 

4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주최 유소년 야구 클리닉에서 배재준을 만났다. 그는 "유명한 선수들이 오는 자리에 와보니 좋다. 아이들에게 뭔가 알려줄 수 있다는 것도 좋고. 야구 더 잘해서 내년에는 이런 행사뿐만 아니라 시상식도 가보고 싶다"고 했다. 

초등학생, 중학생 선수들과 운동하는 것도 일 아닌 일이다. 봉사를 마친 배재준은 쉴 틈 없이 대구로 돌아간다. 본리초등학교 2년 선배 구자욱과 함께다.  

"원래 운동은 제주도나 일본에서 하려고 했는데 (구)자욱이 형이랑 대구에서 둘이 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내년 1월 18일까지 같이 운동하고, 20일 시드니로 간다. 선발투수를 하려면 체력을 더 키워야 한다. 변화구는 물론이고 감독님이 바라는 직구 구속도 나아져야 한다."

▲ LG 배재준 ⓒ 곽혜미 기자
선발투수를 준비하고 있지만 배재준은 자신의 자리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LG는 류제국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고, 선발 경험이 풍부한 장원삼을 영입했다. 차우찬까지 무사히 복귀하면 배재준이 로테이션에 들어간다고 장담할 수 없다. 불펜도 마찬가지다.  

"제 위치가 선발을 원한다고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당장 1군에 남는다는 보장도 없다. 부족하다는 걸 알고 더 노력해서 다른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선배들의 합류는 상관 없다. 오히려 배울 수 있는 기회다."

호주행 비행기를 일찍 끊었다. 배재준은 "지난달 전체 선수단 미팅에서 스프링캠프에 가게 됐다고 들었다. 제가 부족한 만큼 하루라도 더 빨리 준비하고 싶었다. 날씨도 많이 다르다고 해서 사비 들여서 먼저 간다. 투수 중에서는 제가 어린 쪽에 속하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배재준은 올해 처음 1군을 경험한 '초짜'다. 비시즌 준비가 낯설지만 삼성 구자욱이 있어 든든하다고 했다. 그는 "자욱이 형은 초등학교 선배다. 형이 안 유명했을 때부터 친했다. 쓴소리도 잘하는 형이라 많이 의지하게 된다. 지금 압구정에서 자욱이 형이 기다리고 있다. 같이 내려가기로 했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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