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팔을 치켜든 김광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SK 와이번스 좌완 투수 김광현은 올해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마운드에 있었다.

그는 지난달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5-4로 앞선 연장 13회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기록했다. 그는 마지막 타자였던 박건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외야 쪽을 바라보고 두 팔을 치켜들었다.

10년 전인 2008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마운드로 걸어오는 포수 박경완을 향해 90도로 인사를 하면서 2년차 신인다운 '예의'를 보였던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어느새 베테랑이 돼서 맞이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세 포즈로 만끽했다.

4일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투수상을 받은 김광현은 우승 당시를 생각하며 "10년 전에는 박경완 선배님에게 인사를 했고 올해는 그래도 내가 해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허)도환이 형이 아니라 (이)재원이었어도 똑같았을 것이다. 다음에 또 우승한다면 그때는 팬들에게 인사를 하겠다. 1루 쪽을 바라보고 인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마무리로 등판한 배경에 대해 "4차전, 5차전도 계속 나오고 싶었다. 보스턴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불펜으로 던지는 것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틀 쉬고 나와 상대 중심 타선을 상대하면서 오히려 부담이 적었다. 5일 쉬고 완벽한 컨디션에서 나와야 했다면 더 부담감이 컸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누구나 그랬듯 우리도 우리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 자신은 있었지만 그래도 '설마' 했다. 모든 예상을 깨고 우리가 우승했다는 게 가장 기쁘다"며 우승의 기쁨을 다시 한 번 되돌아봤다. 김광현은 "후배들이 내년, 내후년을 치를 때 올해 경험이 큰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선배로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올해 계속 관리 받으면서 100구 이내로 던졌기 때문에 상을 받는 게 저에게는 과분하다. 내년에 더 잘하라는 의미 같다. 내년 가장 큰 걱정은 100개를 넘겼을 때다. 1회부터 마지막 공까지 같은 스피드로 던지고 싶다. 이번 겨울 벌크 업도 하고 체력을 키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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