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은 커리어 두 번째 타이틀전까지 더 멀고 험한 길을 내딛게 됐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국 파이터들이 연이어 패배 쓴잔을 마시고 있다.

정찬성은 지난 1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덴버 펩시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39에서 야이르 로드리게스에게 실신 KO패했다. 경기 종료 1초를 남겨두고 뼈아픈 역전패를 허락했다.

타이틀전을 경험한 유일한 한국인 파이터가 메인이벤터로 낙점 받아 치른 경기. 팬들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판정으로 가면 100퍼센트 이기는 매치였던 터라 역전패 흐름이 더 안타까웠다.

정찬성은 로드리게스와 경기 전만 해도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타이틀 샷과 가까웠다. 애초 붙기로 한 프랭키 에드가를 잡으면 커리어 2번째 타이틀전을 UFC로부터 보장 받았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보장 범위는 크게 줄어들었다. 자신보다 랭킹과 인지도가 낮은 상대에게 덜미를 잡혔다. 타이틀전까지 더 멀고 험한 길을 들어서야 할 처지다.

▲ 김동현의 커리어 그래프는 다시 오름세로 방향을 틀 수 있을까.

웰터급 김동현은 지난해 6월 콜비 코빙턴에게 만장일치 판정패한 뒤 1년 넘게 옥타곤에 오르지 않았다. 어느새 랭킹에서도 15위 밖으로 밀린 상태.

더 큰 문제는 복귀전 기약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공백기 동안 훈련보다는 결혼 이슈와 방송 출연으로 더 이름이 오르내렸다. 복귀 시기가 불투명하다.

서른일곱 살에 이르는 나이도 더 높은 곳을 지향하는 곡선보다 마무리를 준비하는 그래프를 떠올리게 한다.

페더급 최두호는 한국 격투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선수다. UFC 데뷔 3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3승을 따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4분 33초.

모두 1라운드 (T)KO승을 챙기는 화끈한 경기력으로 미래 챔피언 재목이란 평가를 들었다. 저돌적인 전진 스텝과 정교한 타격은 천재 파이터란 수식어를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12월 UFC 206에서 컵 스완슨에게 발목을 잡힌 뒤 하락세다. 이 경기는 그해 파이트 오브 이어에 뽑힐 만큼 최고 명승부로 평가 받았다.

단순히 1패보다 더 큰 문제는 약점이 노출된 거 아니냐는 시선이다. 지난 1월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24 제레미 스티븐스와 경기가 그랬다.

페더급 대표 파워 펀처를 맞아 최두호는 2라운드 초반까지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정확히 칠 곳을 보고 때리는 그의 타격 스타일이 빛을 발했다.

그러나 2라운드 중반 스티븐스의 '한 방'에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 소나기 펀치를 맞고 심판 스톱 사인을 지켜봐야 했다.

레그킥 방어와 거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을 때 반격 카드가 없다는 점 등 보완점이 눈에 띈 경기였다. 원투 스트레이트라는 강력한 무기를 보좌해줄 제 2, 제 3의 보조 무기가 필요해 보였다.

▲ 최두호는 2015년 11월 28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79에서 샘 시실리아를 KO로 꺾고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 한희재 기자
강경호 역시 석연찮은 판정패로 좋은 흐름이 끊겼다. 지난 8월 UFC 227에서 히카르도 라모스에게 1-2로 졌다.

총 타격 수(97-40), 타격 적중 수(68-28), 테이크다운(2-1)에서 모두 앞섰지만 아쉽게 쓴잔을 마셨다. UFC 3연승을 마감했다.

세 선수 모두 이르면 내년 여름쯤 열리는 UFC 서울 대회에서 얼굴을 비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획기적인 반전 흐름이 형성될 확률은 낮다.

종목 인기는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는 코리안리거 존재가 절대적이다. 경기 전부터 큰 관심을 모으는 한국인 선수가 결과에서도 승리를 거머쥐면 시장 성장에 탄력이 붙는다. 현재 흐름만 보면 한국 내 UFC 시장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