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15년 한화와 FA 계약을 맺은 송은범이 지난 3년 동안 쌓은 승리 기여도(WAR)는 1이 채 안 된다.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집계한 WAR이 2015년 -2.44, 2016년 -2.91, 지난해 -0.83이다.
팀은 계속해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공교롭게도 보상 선수였던 임기영이 지난해 KIA 선발투수로 통합 우승을 이끌면서 송은범과 크게 비교됐다. 지난 4월 송은범은 "그동안은 애증의 송은범이었다"라고 자책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팀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선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지난 3년과 달리 올 시즌 불펜에 정착하면서 62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3년 동안 출전했던 76경기와 비슷하다. 성적도 뛰어나다. 27일 현재 6승 3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은 2.10다. 50이닝을 던진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WAR은 무려 3.12다. 리그 불펜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3이 넘는다. 두산을 정규 시즌 우승으로 이끈 함덕주(2.95)보다, 심지어 한화 1선발 키버스 샘슨(3.08)보다 높다. 리그 전체 투수 중에선 14위다. 쟁쟁한 선발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한화 불펜은 평균자책점이 4.18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올 시즌 3위에 오른 원동력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송은범이 정말 큰일을 해 주고 있다"고 시즌 내내 칭찬했다.
구원 투수 가운데 WAR이 1위라는 말을 전해든 26일 송은범은 "생각 안 하고 있었다. 구원은 선발과 다르게 그 기록을 쌓기 힘들지 않나"라고 놀라워하면서 "그저 많이 나가서 내 일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SK와 KIA에서 송은범은 150km 빠른 공과 140km에 가까운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수였다. 한화에서도 그랬다. 하지만 이번 시즌 송은범은 힘이 아닌 기교로 승부한다. 핵심은 투심이다. 시즌 전 고치 2군 캠프에서 정민태 투수 코치에게 권유받았고 1군에서 송진우 투수 코치와 함께 가다듬었다.
송은범의 투심은 땅볼을 양산한다. 땅볼이 112개, 뜬공이 40개다. 일반적으로 땅볼/뜬공 비율이 1.50 이상이면 땅볼 투수로 분류되는데 송은범은 무려 2.80이다. 지난해 1위였던 고영표(KT, 2.74)를 넘어 리그 1위다.
땅볼이 많아지니 주자가 많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이다. 병살타 기회가 62차례 있었는데 11번 성공했다. 유도율이 17.7%다. 50이닝을 던진 투수 가운데 원종현(NC)과 박치국(두산)에 이어 3위다. 앞에 있는 두 선수가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땅볼 유도에 특화돼 있는 사이드암스로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오버핸드스로인 송은범의 기록이 더 도드라진다.
송은범은 "확실히 올 시즌엔 투심 패스트볼이 주효하다. 투심이 땅볼이 잘 나온다"며 "그래도 투심만 던질 수 없는데 포수 최재훈이 도와준다. 재훈이가 타자를 꿰뚫고 볼 배합을 한다. 정말 영리하다"고 고마워했다.
송은범은 불펜의 핵심인 만큼 자주 부름을 받았다. 무려 73이닝을 던졌다. 이태양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다. 불펜 투수인데도 80이닝을 돌파할 페이스다.
피곤을 느낄법하지만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전혀 힘들지 않다. 워낙 팀에서 관리를 잘해 준다. 던지라면 던지고, 쉬면 쉬면 된다. 난 원래 성격이 이렇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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