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배재준은 입단 6년 만에 1군에 데뷔했다. 9번째 경기에서는 첫 승을 거뒀다. ⓒ LG 트윈스
▲ LG 배재준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배재준은 기다렸다. 입단 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군대를 다녀와 야구에 대한 마음가짐도 달리 했다. 그는 15일 KIA전(LG 13-4 승)에서 5이닝 2실점으로 6년 만의 첫 승을 거둔 뒤 "수술하고 군대 다녀오기 전에는 야구를 쉽게 봤다"고 털어놨다.

제대 후에도 그에게 1군 등판의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2016년 1군 등록 뒤 등판 없이 말소됐고, 2018년에는 1군 데뷔전에서 실패를 맛봤다.

4월 26일 넥센전이었다. 헨리 소사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타선 폭발 속에 11-0 앞선 8회 마운드에 오른 배재준. 떨리는 데뷔전은 볼넷-3루수 실책-볼넷-밀어내기 볼넷으로 끝났다. 배재준은 다음 날 1군에서 말소되지만 않았을 뿐 더 이상 등판하지 못한 채 5월 4일 1군에서 제외됐다.

류중일 감독은 다음에 만회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호투를 이어가던 배재준은 지난달 24일, 약 두 달 만에 1군에 돌아와 3이닝 2실점을 기록한 뒤 다시 이천으로 돌아갔다.

배재준은 1군 데뷔전을 돌아보며 "부끄러웠다. 그래서 퓨처스 팀 코치님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 변화구를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던질 수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조언을 많이 신경 썼다.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공을 늘리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경기에서 그 자신감이 결과로 나타났다. 2-1로 앞선 1회말 2사 1, 2루 나지완 타석이었다. 배재준은 풀카운트에서 커브를 던져 서서 삼진을 잡고 이닝을 마쳤다. 

그는 "그 타석에서 처음에 커브를 두 개 던졌는데 다 볼이 됐다. 풀카운트에서 다른 공 사인이 나왔는데 커브로 바꿔서 던진 게 통했다"면서 "나지완 선배가 커브는 던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셨을 거다"라고 얘기했다. 

자칫 만루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 있게 변화구를 던졌다. 이 장면에서 "KIA 타선이 강하지만 부담감은 느끼지 않았다"는 말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5회 2사 후 연속 3안타에 실점한 건 스스로 꼽는 '옥에 티'다. 배재준은 "첫 승을 의식해서는 아니다. 삼성전에서도 5회가 좋지 않았고 이번에도 그랬다. 집중하려고 노력은 했는데 삐끗했다"며 아쉬워했다.

15일 투구 수는 87개였다. 류중일 감독은 "계속 선발로 돌던 선수라면 6회도 내보냈을 거다. 아직 한계 투구 수가 많지 않을 거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배재준은 "사실 더 던지고 싶다고 코치님께 말씀드렸다. 그런데 코치님이 '감독님이 좋을 때 내려가게 해주자'고 하셨다더라. 그래서 납득하고 내려왔다"며 웃었다. 여유와 자신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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