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농구 대표 팀과 정부 대표단은 군 수송기를 타고 평양에 도착했다 ⓒ 평양공동취재단
▲ 귀화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평향행에 함께했다 ⓒ 평양공동취재단
[스포티비뉴스=평양공동취재단, 맹봉주 기자] “수송기는 짐을 싣는 비행기인데...”

한국 남녀 농구 대표 팀을 반기기 위해 평양 순안공항을 찾은 북측 인사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남북 통일농구에 참가하는 남한 선수단과 정부 대표단 등 101명이 3일 평양에 도착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이끄는 방북단은 이날 오전 10시에 군 수송기 2대로 나눠 탄 후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했다. 방북단을 태운 수송기는 서해 직항로를 통해 1시간 10분 만에 평양 순안공항에 닿았다.

군 수송기를 본 북측 인사들은 의아한 반응이었다. “수송기를 타고 와 깜짝 놀랐다”, “왜 수송기를 타고 왔나“, ”수송기는 짐을 싣는 비행기인데...“라며 당황했다.

남한 대표단이 이동 수단을 민항기가 아닌 군 수송기를 택한 건 미국 대북제재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민항기를 이용할 경우 미국의 대북제재로 인해 해당 민항기가 6개월 동안 미국에 착륙할 수 없다. 미국으로부터 예외 사례로 인정 받아야 하지만 남북 통일농구 경기까지 시간이 촉박하기에 급한 대로 군 수송기로 이동했다.

▲ 군 수송기에 짐을 싣는 대표 팀 선수들 ⓒ 평양공동취재단
공항에는 북한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방북단을 맞았다. 이어 공항 귀빈실에서 조명균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과 환담을 나눴다.

조명균 장관은 “상당히 감회가 깊다. 북한이 아주 많이 변했다. 북측에서 오신 분들이 ‘어제가 옛날 같다’고 할 정도다. 그 변화를 순안 공항부터 느꼈다. 평양 시내에 들어가면 변화를 더 체감할 것 같다”며 “우리는 선수단을 대표해서만 온 게 아니다. 남측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과 화해협력을 바라는 마음을 같이 안고 왔다. 이런 점들을 평양 주민 및 북한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방북 소감을 밝혔다.

원길우 체육성 부상은 “평양에서 진행되는 북남통일농구경기에 온 것에 열렬히 축하한다. 이번 대회는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가 직접 발기했고 수많은 북한 수뇌부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남측 인사들과 만날수록 정이 통하고 통일에 대한 강한 열망을 느끼게 된다. 체육을 통해 북남 화해협력과 평화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는데 체육인으로서 긍지를 갖는다. 오늘 남측 선수단을 체육계 관계자가 아닌 통일부 장관이 이끌고 온 것에 더 의의가 있구나란 생각했다”고 남한 대표 팀을 반겼다.

통일농구 경기는 4일 남북 혼합경기, 5일 친선경기를 남녀 선수별로 나눠 모두 4차례 연다. 혼합경기는 남북 선수들을 섞어 각각 '평화팀', '번영팀'으로 편성해 남북 감독이 한 팀씩 맡아 경기한다. 또 친선경기는 청팀(남측)과 홍팀(북측)으로 나눠 진행된다.

다만 남북 합의에 따라 국기 및 국가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 대표단과 선수단은 4~5일 경기를 치른 뒤 6일 귀국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