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형우.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지난 해 우승 팀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지난 해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한 것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불안한 시선도 있다. 일단 마운드 보다는 공격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그렇고 그 공격력이 지난 해 최고점을 찍었다는데 미심쩍은 부분이 남아 있다.

커리어 하이는 그 선수의 커리어에서 최고점을 찍은 순간을 말한다. 최고의 순간은 황홀하지만 언제든 그 자리에서 내려올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지난 해 KIA는 규정 타석 선수 중 무려 7명이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타율(.302)을 기록했고,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연속 타자 안타', '연속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최고의 자리에서 앞으로 더 나아간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모자람을 느낄 수 있어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족하는 순간 발전과는 거리가 생긴다.

하지만 올 시즌 KIA는 이런 걱정을 덜어도 좋을 듯 하다. 팀 타선의 중심에 서 있는 최형우의 존재감 때문이다.

최형우는 지난해 타율 3할4푼2리 27홈런 120타점을 기록했다. 보통의 선수라면 최고의 성적이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형우에겐 최고의 성적이 아니었다. 최형우는 2016시즌 타율 3할7푼6리 31홈런 144타점으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때문에 올 시즌 출발은 '갈증'에서 시작한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안고 시즌에 들어가는 것이다.

또한 최형우는 모든 것을 잃어 본 선수다. 팀에서 방출돼 오갈데 없는 신세였던 기억을 갖고 있다. 그 때의 배고픔은 최형우에게 만족을 앗아갔다. 대신 여유와 도전 정신이라는 함께 갖기 힘든 선물을 안겨줬다.  

최형우는 "모든 걸 잃어보고 더 이상 기댈 곳도 없는 경험을 하게 되면 사람이 모든 걸 내려 놓게 된다. 조금 잘했다고 만족하거나 안된다고 너무 많이 고민하지 않는다. 누가 뭐라 하던 내가 하는 야구에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작년의 성취는 이미 다 잊었다. 내 커리어 하이는 2년 전이었던 만큼 그만큼 해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올해는 잘 안되면 어떻게 하나 고민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 하면 그 뿐이다. 나는 계속 배고프다. 만족이란 건 생각해 본 적 없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모두 새로 출발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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