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년 만에 고민(?)을 드러낸 고요한 ⓒ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가고시마(일본), 이종현 기자] 인터뷰 내내 조근조근 이야기하던 '멀티 플레이어' 고요한(31, FC서울)이 15년 동안 숨겨온 야심(?)을 드러냈다. "저도 K리그 베스트11 뽑히고 싶어요!"

고요한은 멀티 플레이어의 대명사다. 15년간 FC서울 원클럽맨으로 뛰고,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이 꾸준히 찾는 이유를 묻자 "제가 여러 포메이션에서 뛸 수 있는 점이 비결이 아닐까요"라고 했을 정도. 

하지만 고요한에게는 그동안 말하지 못한 고민도 있었다. 고요한은 "사실 고민이 커요. 제가 서울에서 15년을 뛰었는데, 아직 K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된 적이 없어요. 그래도 한 번은 한 자리에서 잘해서 팀에 보탬이 되고, 결과를 내면서 베스트11을 수상하고 싶네요"라고 고백했다.

포메이션 위치 문제로 전지훈련 내내 황선홍 FC서울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는 고요한.

아래는 키워드로 정리한 고요한과 인터뷰.

◆벌써 15년이 지났구나

일단 서울에서 15년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요. '벌써 15년이 지났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앞으로 선수 생활 중 공 찰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씁쓸하더라고요. 그래도 한 팀에서 15년 있었다는건 개인적으로 굉장한 업적이라고 생각해서 뿌듯한 것 같아요.

◆88년생의 우울한 회복

룸메이트가 (김)성준인데, 동갑 친구거든요. 서로 "예전 같지 않다"고 이야기해요. 예전엔 90분 뛰어도 아프거나 그렇지 않았는데, 이젠 90분 뛰면 어디 한 곳은 꼭 아프네요. 치료나 마사지를 안 받으면 잘 못 뛸 거 같아요, 그런 상태에요.

◆FC서울 '공식 소금'

그런 부분(멀티 플레이어) 때문에 FC서울에서 15년을 버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저는 정말 감사하죠. 최용수 감독님도 그렇고 황선홍 감독님께서도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하시니 개인적으로 기분 좋고 감사해요. 팀적으로 봤을 때는 이런 선수가 많아야 성적을 낼 수 있을 거 같아요. 

◆고요한이 드러낸 야심…베스트 11

이건 약간 이기적일 수는 있지만(웃음), 선수 개인적인 목표가 있을 수 있어요. 팬분들은 '(박)주영이형하면 스트라이커'라고 인식하시지만 '고요한은 그냥 멀티플레이어'라는 생각이 강하시니깐요. 저도 한자리에서 진득하게 뛰면서 경쟁하고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고 싶어요. 15년 원클럽맨, 레전드라는 소리 들어도 K리그 베스트 11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네요. 그래도 한 번은 한 자리에서 잘해서 팀에 보탬이 되서 결과를 내고 개인상 한 번쯤은 받아보고 싶어요. 

◆측면 선호 이유…왜냐하면

황선홍 감독님께 적극적으로 (사이드 윙어로 뛰고 싶다고) 요청했죠. 사이드 윙어가 제가 플레이하기엔 가장 잘 어울리는 위치에요.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제가 하는 축구 스타일이 주고 빠지고 공간 노리고 (뛰는)게 커요. 미들에서는 조금 더 유연하고 월등히 뛰어난 선수가 조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는 제 플레이 스타일은 사이드 플레이에 더 맞지 않나 생각해요. 제가 더 잘 할 수 있는 포메이션, 제 플레이를 더 잘할 수 있는 포메이션은 사이드인 거 같아요. 그래서 감독님께 적극적으로 요청했죠.

◆상황따라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1차 스페인 전훈 때는 오른쪽 윙어로 뛰었는데, 이번 전훈에는 처진 스트라이커나 왼쪽 윙어로 뛰고 있어요. "상황따라 변수가 생기면 포지션은 또 바뀔지도 모르니깐 잘 생각하고 있으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멀티플레이어라 천천히 눈을 뜬다?!

농담 삼아 (선수들끼리) 이야기해요. "외국선수들은 18, 19세부터 축구에 눈을 뜨는 선수가 있다고." 근데 주변에선 은퇴하고 코치하면 눈을 뜬다고 하더라고요(웃음). 확실히 어렸을 때보다는 경험이 쌓여서 길을 보이는데, 아직까지도 부족해요. 더 생각하고 제 위치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공부를 해야하는데, 저는 자리를 옮기니깐 저는 조금 천천히 눈을 뜨는 거 같아요(웃음). 빨리 눈을 뜰 수 있게 제가 공부해야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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