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틴 니퍼트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2011년 두산에 입단한 더스틴 니퍼트는 줄곧 두산에서만 뛰면서 팀 에이스이자 '판타스틱4' 대장으로 불렸다. KBO 리그에서만 무려 7년 경력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통산 성적 94승 4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48. 다니엘 리오스가 갖고 있던 외국인 선수 최다승을 넘었고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100승 투수에 가까워졌다.

그런데 이번 겨울 팀을 구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두산으로부터 재계약 불가 의사를 통보받았다. 두산이 니퍼트와 재계약을 원할 경우 전년도 계약 보너스와 연봉을 합친 금액의 75%인 최소 157.5만 달러(약 17억 원)를 보장해줘야 했다. 하지만 두산은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니퍼트의 나이와 뚜렷한 하락세를 봤다. 대신 6살 어린 조시 린드블럼을 뽑았다.

니퍼트는 2012년과 2013년 두산에서 함께 했던 김진욱 kt 감독에게 연락을 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많은 나이, 적지 않은 몸값 때문에 찾는 팀이 없었다. KBO 리그에서 현역 연장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두산은 니퍼트에게 은퇴식을 제안했다. 현역 생활에 위기였다.

그러나 니퍼트는 포기하지 않았다. kt와 다시 접촉해서 협상 테이블을 찾았다. 4일 kt와 계약에 합의해 다음 시즌에도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100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

여기서 계약 조건이 흥미롭다. 총액 100만 달러.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을 경신했던 지난해 210만 달러에서 반 이상 깎였다. 이름값을 버리고 직접 구단에 접촉했고, 또 스스로 몸값을 낮췄다. 자존심보다 간절한 마음이 보인 행동이다.

김진욱 kt 감독은 "니퍼트가 지난해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충분히 안정적으로 될 소지가 있다. 기복이 있었지만 올해는 더 괜찮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