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저 버나디나(왼쪽)-김민식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가 오랜만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시즌을 준비한다.

KIA는 지난해 정규 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뤘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KIA는 시즌을 치르며 투타에서 최강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20승 듀오 양현종-헥터 노에시는 선발진을 이끌었고, FA로 영입한 최형우, '제대 효과'를 보여 준 김선빈, 안치홍도 활약했다. 불펜이 약하긴 했으나 7월 김세현을 영입하며 보완에 나섰다.

올해도 KIA는 우승 전력으로 꼽힌다. 가장 큰 과제였던 양현종과 연봉 23억 원에 계약을 맺었고 헥터를 포함해 팻딘, 로저 버니다나 등 지난해 '효자'처럼 활약해 준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붙잡는 데 성공했고 아직 김주찬과 FA 협상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전력에 큰 유출이 없다. 

그러나 모든 팀이 완벽할 수는 없는 법. KIA에도 보완해야 할 부문은 있다. 지난해 팀 타율(.302) 리그 1위를 기록하며 완벽해 보였던 타순에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KIA는 9개의 타순 가운데 3번과 8번을 제외한 7개가 10개 팀 중 3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김주찬과 이명기가 활약한 2번 타순은 3할5푼2리로 압도적 1위였다. 반면 공격의 연결 고리 구실을 하는 3번(.296)은 전체 9위, 8번(.226)은 10위에 머무르며 고민을 안겼다.

3번 타순은 테이블 세터와 중심 타선 사이에서 출루 능력, 타점 능력을 모두 보여 줘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진루타 역시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1번과 3번 자리를 오간 버나디나가 3번에서 타율 3할4푼2리(339타석)를 기록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반면 김주찬은 지난해 2번 타순에서 타율 4할4리(248타석)로 활약했지만 3번에서 2할1푼3리(170타석)에 그쳤다. 올해 김선빈, 이명기 가운데 1명이 톱타자로 자리를 잡는다면 버나디나가 강한 3번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주로 포수가 나선 8번 타순은 당분간 KIA가 안고 가야 할 과제다. 지난해 4월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민식은 바로 주전 자리를 꿰차며 135경기에 나섰지만 시즌 타율 2할2푼2리에 머물렀고 8번 자리에서도 2할2푼3리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백업 포수 한승택도 8번에서 타율 2할3푼2리를 기록했다. 아직 젊은 포수들에게 공격까지 맡기기는 무리지만 완성형 포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격력도 갖출 필요가 있다. 백용환, 한승택이 많은 경기에 출장할 능력을 갖춰야 김민식이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며 공수 양면에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타순은 한 바퀴 돌고 난 3회쯤부터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전광판에 뜬 이름의 위치부터 자신의 마음가짐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수들도 많다. KIA가 3번과 8번 타순에서 최적의 연결 고리들을 찾으며 더욱 막강한 전력으로 시즌에 들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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