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스즈키 이치로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갈 곳을 찾고 있는 베테랑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45)가 친정팀에 돌아갈 수 있을까.

이치로는 마이매미 말린스와의 계약이 지난해로 종료된 뒤 FA 시장에서 새 행선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1973년생으로 이제 은퇴 시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오는 반면 다수의 야구인들은 이치로가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더 페이지'는 2일 "이치로가 2018년 다시 세이프필드의 외야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라며 "시애틀 내에서는 이치로의 복귀에 대해 물밑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2012년 7월까지 몸담았다.

위 매체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에서는 한 팀의 프랜차이즈 선수가 이적을 하더라도 커리어의 마지막은 친정팀에서 장식하는 경우가 여럿 있다. 토리 헌터는 1993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입단한 뒤 LA 에인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거쳐 2015년 미네소타에 돌아왔다. 1987년 시애틀에 지명됐던 켄 그리피 주니어 역시 2000년 트레이드로 신시내티 레즈 유니폼을 입었지만 2009년 다시 시애틀과 계약했다.

그러나 친정팀 복귀, 이른바 '커튼콜' 계약은 단년 계약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친정팀 팬들에게 한 번 더 인사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마케팅적 요소, 혹은 구단의 배려 차원에서 1년 계약을 맺는 셈이다. 시애틀은 2014년 양키스에서 FA가 된 이치로 복귀를 의논한 바 있으나 이치로가 계속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점을 고려해 이를 취소하기도 했다.

'커튼콜'이 좋은 쪽으로만 끝나지 않는 점도 있다. 2009년 시애틀로 돌아온 켄 그리피 주니어는 그해 19홈런을 기록하며 숫자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고 시애틀은 2010년 1년 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0년 개막 후 계속 부진하다가 갑자기 팀을 이탈한 뒤 6월 은퇴가 발표됐다. 시애틀은 당시 매우 후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위 매체는 "시애틀은 이치로가 다른 구단에서 은퇴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한다. 다만 이치로와 단년 계약을 맺는다면 그를 구속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커튼콜' 계약 시기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치로가 시애틀에 필요한 전력인지도 이 문제를 생각할 대전제"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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